(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애플은 이번에 발표한 아이폰13에 시네마틱 동영상 촬영 기능부터 늘어난 배터리 수명, 추가 저장 공간까지 여러 방면을 소소하게 개선시켰다. 발표 전부터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는 없을 것이란 소문이 있었만 갤럭시 S21과 같은 안드로이드 경쟁 제품과 비교해볼 때 아이폰에는 없는 몇 가지 유용한 기능들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한 예로, 여러 안드로이드 폰에는 노치가 완전히 사라지고 지문 센서 역시 화면 속에 탑재돼있다.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안드로이드 폰에서 가능했던 기술이다.
아이폰은 지난 2년 동안 크고 작은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5G를 지원하고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하거나 야간 촬영 모드 같은 기존에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가능했던 기능을 구현했다.
사실, 구매자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두고 고민할 때 새로운 기능의 유무 보다는 평소 구매자가 안드로이드와 iOS 중에 어느 운영체제를 선호했었는가에 따라 귀결되는 경향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에서는 이미 수 년 전부터 가능했던 기술이 여전히 아이폰에는 없을 때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베젤과 노치 사라진 디스플레이
전작에서보다 그 크기가 작아졌다고는 하나 아이폰 13에서 노치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반면, 많은 안드로이드 폰들은 베젤과 노치 없이 화면 안에 카메라와 지문 센서를 탑재해 전면이 마치 하나의 유리 조각처럼 느껴진다.
삼성 갤럭시 S21은 디스플레이 상단에 작은 카메라 구멍이 있는데 2019년 갤럭시 S10이 출시된 이후 계속해서 비슷한 디자인을 구현해오고 있다. 구글의 픽셀 5a와 원플러스 9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의 노치가 갤럭시나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들의 컷아웃(카메라를 위해 도려낸 부분)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노치가 셀피 용도의 카메라뿐만 아니라 페이스 ID를 위한 얼굴 인식 센서가 있는 영역이기 때문인데 아이폰의 페이스 ID는 경쟁에서 앞선 기술로 안전성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간·일정 상시 표시하는 화면
삼성, 구글, 샤오미의 최신 안드로이드 폰은 화면이 꺼져 있을 때에도 시간과 달력, 일정을 표시하는 AOD(Always On Display: 상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아이폰은 디스플레이가 꺼지면 그저 검은색 사각형만 비춘다. AOD 기능은 재빨리 시간을 확인하거나 일정을 확인하고 싶을 때 특히나 유용하다.
역충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는 시간 동안 휴대폰을 충전해둔다. 그런데 만약 스마트워치나 무선 이어폰 등 다른 기기들을 더 갖고 있는 경우라면 어떨까? 이것들을 자기 전에 한꺼번에 챙기기란 쉽지 않다.
구글 픽셀 5을 비롯해 삼성 갤럭시 S21, 심지어 S20, S10과 같은 구형 모델까지 '역충전'(또는, '배터리 공유') 기능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 기기 곧 뒷면이 무선 충전 패드 역할을 해 Qi 무선 충전 표준에 호환되는 대부분의 최신 스마트폰이나 액세서리의 전력을 공유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애플은 지난 화요일 행사에서 역춘정 기능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해볼 때 이번 아이폰 13에도 배터리 공유 기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0년 10월 아이폰 12에 무선 역충전 기술을 적용해 이동 중에도 에어팟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FCC 문건으로 미루어 볼 때 애플이 아이폰에 이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화면 속 지문 센서
정말 편리했던 페이스 ID지만 야외에서 항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요즘에는 이 기능이 가끔 성가시기도 하다. 애플 워치가 있다면 마스크를 벗지 않고도 잠금 해제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용자들은 엄지손가락으로 잠금해제를 할 수 있었던 예전을 더 그리워하기도 한다. 이 점은 아쉽게도 아이폰 13에서도 바뀐 게 없다.
이에 반해 삼성과 원플러스와 같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은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삼성은 2019년 갤럭시S10 출시 이후 갤럭시S 시리즈 모든 디스플레이에 지문 스캐너를 내장했고 원플러스 9 · 원플러스 9 프로 역시 화면 속에 지문 센서를 탑재했다.
모든 애플 기기 아우르는 충전기
모든 애플 기기의 충전 표준을 하나로 통일할 순 없을까? 아이폰 5 이후 출시된 모든 아이폰은 충전시 전용 라이트닝 포트를 필요로 한다. 아이폰 13에서도 마찬가지다. 애플 맥세이프나 Qi 무선 충전을 통할 수도 있지만 플러그인 방식으로 충전할 땐 라이트닝 케이블만이 방법이다.
맥북을 비롯해 아이패드 에어· 프로,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미니까지 이제 USB-C를 지원하지만 아이폰만큼은 여전히 독자적인 케이블을 필요로 한다. 모든 애플 기기의 충전 방식을 하나로 통일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삼성 갤럭시를 비롯해 구글, 모토로라, 원플러스 등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확립된 충전 표준은 USB-C다. 아이폰 전용 라이트닝 케이블과는 달리 USB-C 케이블은 다른 기기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훨씬 높다.
애플이 올해 충전 단자를 없앤 포트리스(Portless)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이 추측은 빗나갔지만 차기 모델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짐작해볼 때 애플이 USB-C 규격을 따르기 보다는 맥세이프 무선 충전 방식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