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김나래 기자) 인텔의 타이거레이크(Tiger Lake) 노트북용 칩이 작년 아이스레이크(Ice Lake) 모델들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것은 원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알 수 있게 됐다.
2일(현지 시간) 인텔이 이제껏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불러온 타이거레이크 칩 공식 출시 행사에서 수년간의 부진 끝에 다시 강점을 되찾아왔다는 것을 ‘속도 향상’을 통해 보여줬다.
인텔에 따르면 11세대 타이거레이크는 문서 작성같은 작업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아이스레이크에 비해 32% 빠르고 AMD 라이젠(Ryzen)에 비해 24% 빠르다고 자체 인용했다. 영상 편집 경우 자사 아이스레이크(10세대 인텔 CPU)에 비해 49% 빠르고, AMD에 비하면 2배 빠르다.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의 경우 아이스레이크 대비 77%, AMD에 비하면 146% 빠르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Gregory Bryant) 인텔 PC그룹 이사는 “최근 10여 년을 통틀어 노트북 프로세서에서 가장 큰 도약”이라며 "인텔은 올해 최소 50대의 타이거레이크 노트북이 올해 안에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급 타이거레이크 칩은 인텔의 Xe 기술에 힘입어 아이스레이크보다 68%나 향상된 그래픽을 지원한다. Xe는 가벼운 노트북에서 수퍼컴퓨터에 이르는 모든 컴퓨터 기기에 적용되는 인텔의 신기술이다.
브라이언트는 "'배틀그라운드'같은 게임을 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타이거레이크에는 고속 저장장치, 고해상도 모니터 등의 주변기기용 썬더볼트 4개, USB 4가 내장돼있으며 타이거레이크 PC에는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킹을 가능하게 하는 최신 Wi-Fi 6 표준을 지원한다.
타이거레이크 칩이 출시는 PC 시장이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인텔은 제조상 어려움을 겪어왔고 중간 정도 밖에 해내지 못했다. 경쟁사 AMD가 입지를 굳히게 됐고, 애플은 자사 맥에서 인텔을 빼고 자체 프로세서를 개발해 넣기로 결정했다.
이날 인텔이 11세대 신형 CPU를 공개하면서 AMD에 짓밟혔던 명예를 다시 회복할 기회를 얻게 됐다. 타이거레이크는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PC 구매를 촉진시키는 시점에 나온다. 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PC 출하량은 7천230만대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스마트폰 매출이 그저 그랬던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선 신선한 일이다.
■ 인텔의 느린 진행
테이거레이크는 특히 그래픽에 있어서, 상당한 속도 향상이 특징이라는데 분석가 린리 그웬납(Linley Gwennap)이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인텔이 이번 모델 출시까지 얼마나 오랜 기간이 걸렸는지 짚고 넘어가면서 “노트북 프로세서의 성능이 크게 떨어진지 약 3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듀얼코어 i3 모델과 하이엔드 쿼드코어 i5, i7 모델 등 9종의 초기 타이거레이크 칩을 판매할 예정이다.
8월 열린 핫칩스(Hot Chips) 컨퍼런스에서 쿼드코어 모델에 대해 상세한 프리젠테이션을 했지만 다른 제품들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브라이언트는 “우리가 타이거레이크에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할테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