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조재환 기자) 국내 시장 판매가 시작된 기아차 소형 SUV 셀토스는 모든 것을 갖춘 ‘팔방미인’ SUV다.
기아차가 이 차를 ‘도심형 소형 SUV’가 아닌 ‘하이클래스 소형 SUV’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하지만, 풀옵션과 부가세 등을 고려했을 때 3천만원이 넘는 가격은 다수 소비자들이 고민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18일 경기도 여주시 마임 비전 빌리지에서 열린 셀토스 미디어 시승 현장에 다녀왔다. 시승코스는 마임 비전 빌리지에서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까지 편도 65km 거리다. 상당히 짧은 시간대에 이뤄지는 시승 코스다 보니 고속주행과 주행보조 사양을 중점적으로 파악해봤다.
가장 높은 사양에 풀옵션을 갖춘 차량을 시승차로 제공하는 현대기아차 특징에 따라, 이날 미디어 시승현장에 준비된 차량은 4륜구동 사양을 갖춘 노블레스 트림으로 준비됐다. 4륜구동 차량은 전륜구동(2WD) 차량과 달리 스노우(SNOW), 머드(MUD). 샌드(SAND) 기능이 포함된 ‘트랙션 모드’를 쓸 수가 없다.
시승차량에 탑재된 1.6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77마력(5500RPM), 최대토크는 27.0kg.m(1500~4500RPM)다. 변속기는 7단 DCT다. 4WD 사양이기 때문에 후륜에는 토션빔 서스펜션이 들어가지 않고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마임 비전 빌리지로 정문 앞으로 빠져나가면서, 저속 주행시 차량의 정숙성을 살펴봤다.
셀토스는 앞이나 뒤쪽 유리에 이중접합 유리가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래도 저속 주행시 불필요한 엔진 소음이나 다른 소음 유발 요소들을 잘 잡아준 듯한 느낌이 있다. 일반 도로 주행 시 정체 구간을 지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다른 때와 달리 뒷좌석에 성인 두 명이 탑승했다.
마임 비전 빌리지 내부는 평지가 아니라 언덕을 오르고 내려가는 구간이 꽤 있다. 전체적으로 셀토스는 성인 두 명이 타도 무난한 언덕주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만일 이 차로 오프로드 언덕에 나섰을 때 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기아차는 미디어 시승행사에 오프로드 코스를 마련하지 않았다.
셀토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현대차 8세대 쏘나타, 기아차 K7 프리미어 등에 탑재된 ‘LFA(차로유지보조)’ 버튼이 스티어링 휠에 추가됐다는 점이다. 특히 이 LFA 버튼은 모든 셀토스 트림에 옵션 사양이 아닌 기본 사양으로 들어간다. 현대기아차 모든 소형 SUV 차량 중 최초다.
셀토스 LFA는 쏘나타와 K7 프리미어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이 없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별도로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LFA는 시속 0에서 150km/h 범위 내에 쓸 수 있다. 한적한 일반 도로에서 약 50km/h 정도 주행할 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차선 중앙 유지 능력이 꽤 괜찮은 편이고, 차량 바퀴가 차선으로 향하지 않는다. 급격한 커브는 아직 잘 인식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로에서는 고속도로주행보조(HDA) 기능을 실행했다. 속도는 고속도로별 제한 속도(100km/h, 110km/h)에 맞춰놓고, 차간 거리는 앞차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수준인 4단계로 설정했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자동조향 유지 보조 시간을 수시로 체크했다. 평균적으로 1분10초 정도 자동조향이 가능하다. R-MDPS가 적용된 K7 프리미어 차량처럼 손을 떼고 10분 이상 자동조향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무난한 편이다. 높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주행보조 실행을 했을 때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해준다.
셀토스는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무시하면,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해제시킨다. 하지만 기아차 쏘울 부스터나 다른 경쟁 브랜드 차량처럼 차량을 서행한다거나 더 강력한 경고를 주지 않는다.
셀토스에 들어간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핸들을 잡으십시오’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는다. 이는 다른 현대기아차 헤드업 디스플레이 장착 차량도 마찬가지다. 전방 주시 의무를 지키는 운전자들을 위해 ‘핸들을 잡으십시오’ 등의 ADAS 메시지를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띄우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
셀토스에 들어간 가솔린 터보 엔진은 스포츠 모드 고속 주행시에도 무난한 성능을 낸다. 시속 100km/h에서 120km/h를 오고내릴 때 가속감 자체가 답답하지는 않다. 그래도 130km/h 이상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차량은 아니다.
셀토스의 가세로 가솔린 터보 소형 SUV 시장 경쟁이 앞으로 치열할 방침이다. 디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솔린 엔진의 동력 성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쌍용차 티볼리도 이제 ‘베리 뉴 티볼리’로 진화하면서 가솔린 터보 엔진이 추가됐다. 이들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쉬운 부분은 친환경 소형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셀토스도 향후 친환경차 라인업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기아차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다.
시승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 번 셀토스 가솔린 터보 노블레스 트림의 풀옵션가를 살펴봤다.
가솔린 터보 셀토스 노블레스 트림의 판매가는 2천444만원이다. 노블레스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은 ▲전자식 4WD 시스템(177만원) ▲드라이브 와이즈(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사이클리스트 감지 전방충돌방지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113만원 ▲하이컴포트 59만원 ▲하이컴포트+가죽시트+브라운 인테리어 93만원 ▲하이테크 79만원 ▲10.25인치 UVO 팩 85만원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팩 147만원 ▲투톤 루프 29만원 ▲선루프 39만원이다.
노블레스 트림 판매가에 전자식 4WD 시스템, 드라이브 와이즈, 하이컴포트+가죽시트+브라운 인테리어, 하이테크,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팩, 선루프 옵션을 다 추가했을 때 가격은 3천92만원까지 오른다. 여기에 취등록세 등 여러 가지 추가 구매 비용을 고려하면 3천200만원의 예산은 필요하다.
기아차는 셀토스를 출시하기 전까지 해당 차량을 ‘하이클래스 소형 SUV’라고 소개했다. 사양과 주행 성능등을 다 갖춘 팔방미인 SUV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점 때문에 가격이 3천만원 이상 오를 수 밖에 없다. 해당 가격은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아차는 노블레스 트림이 아닌 아랫등급인 ‘프레스티지’ 트림을 메인 판매 트림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차를 선택할 때 풀옵션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자신이 필요한 트림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보고 차를 선택할 필요성이 있다.
차량 연비, 음성 인식 등 다른 특징들은 지디넷코리아 유튜브와 네이버 TV 영상 등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