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미국 씨넷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04%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전자기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일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오는 2025년 4월 8일까지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지 않으면,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대비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산 제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를 발표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의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 2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0% 인상한 바 있으며, 누적 관세율은 54%에 이른다. 여기에 추가 관세 50%가 더해질 경우, 총 104%에 달하는 초고율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맥북, 에어팟 등 주요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제품의 경우 현재 가격의 두 배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에서 1,599달러(약 22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아이폰 16 프로 맥스는 관세가 모두 반영될 경우 최대 3,200달러(약 440만 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 기본형 모델인 아이폰 16e 역시 현재 599달러에서 약 1,200달러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생산 일부를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이전했지만, 이들 국가 역시 관세 대상에 포함되고 있어 생산비 절감 효과는 제한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가 전면적으로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기업들이 수요 급감을 우려해 일정 부분 비용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소비자 가격이 20~40% 수준에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급형 스마트폰과 노트북 제품에서 수십에서 수백 달러가량의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체들도 관세 여파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베스트바이와 타겟은 최근 관세 영향으로 전자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에이서는 지난 2월 관세 인상 직후 노트북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세가 적용되기 전에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매 시기를 결정하기에 앞서 자신의 자금 상황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신용카드를 사용한 무리한 구매는 높은 이자율로 인해 관세 인상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 제품 구매가 불가피하다면, 최신형보다는 이전 세대 제품을 선택하거나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술 제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은 향상되고 가격은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 2월 미국 내 제조업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며, 향후 수년간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관세 면제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