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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왔숑] VPN, 우회 접속할 때만 쓰는 게 아냐···개인정보 보호 필수템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생활 속 개인 정보를 안전하고 가장 쉽게 쓰는 방법 'VPN' 제안···'브러싱 스캠'도 미리 예방 가능해

VPN 가상 이미지 (사진=씨넷닷컴)

(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명예 아르헨티나인’ ‘명예 튀르키에 시민’들은 말한다. ‘돈은 피보다 진하다’라고.

“이게 무슨말이야?” 하는 사람들이 있겠다. 이는 국내 유튜브(Youtube) 이용자들이 월 구독형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비용이 부담돼 우회 결제한 인터넷 유머를 일컫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환율을 고려, 상대적으로 월 구독료가 저렴한 아르헨티나, 튀르키에, 인도로 IP를 우회해 결제하면 국내에서도 유튜브 프리미엄을 똑같이 이용할 수 있었다.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는 월 1만450 원이다. 반면 튀르키에로 우회 접속해 가입하면 월 구독료는 2천 원으로 5배 가까이 낮아진다. 불법은 아니지만 '우회 접속'이라는 편법이 나온 게 이때문이다.

여기서 ‘우회 접속’이란 바로 ‘VPN’을 말한다. VPN은 'Virtual Private Network' 약자로 가상사설망을 뜻한다. VPN은 가상의 사설망, 즉 가상 네트워크를 만들어 암호화된 서버를 제공한다. 또 사용자 IP 주소를 숨길 수 있다. 사용자는 전 세계에 위치한 서버를 통해 자신의 IP를 본래 사용하던 네트워크가 아닌 원하는 국가로 돌릴 수 있다.

■ VPN이 필요한 이유: 생활 속 개인 정보와 주소 노출 차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보통 VPN이라 하면 유튜브 프리미엄 우회 접속과 같이 국내 서비스 가격 대비 저렴한 방법을 찾기 위해 쓰인 방법으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니면 국내에서 접속이 차단된 해외 쇼핑몰이나 온라인 카드 결제 승인이 나지 않는 곳을 이용하기 위해 VPN이 쓰이곤 한다.

일반적인 방법 보다 우회하는 방법으로 추천되면서 소위 '어둠의 경로'로 불리는 게 VPN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개인과 개인, 기업 간에 있어 '보안'이 중요시되는 현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게 VPN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전 국민을 떨게 한 '우편물 괴소포 사태'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대만발 국제 우편물 소포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발생해 스마트폰으로 긴급 문자가 발령된 바 있다. 사건이 지난 뒤 경찰은 상품평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보내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인정보를 해킹당하거나 무단수집한 이들이 벌인 사건에는 평소에 정보 유출이 큰 온라인 환경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VPN 사용이 추천되는 이유다.

보통 우리는 회사나 집에서 인트라넷을 구축해놓거나, 와이파이(Wi-Fi) 무선 공유기를 설치한 뒤 인터넷을 사용하곤 한다. 이렇게 구성된 내부 네트워크는 접속 권한을 가진 이들만의 출입증인 비밀번호를 공유해 사용한다. 공공와이파이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에서도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치면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개인 정보가 유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내 SNS 계정과 메일 등 개인 정보와 주소 등을 확인하고 온라인 활동을 추적할 수 있다. 특히 공용 와이파이로 가장한 가짜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유출 가능성은 더 커진다. 

반면 VPN으로 가상의 사설망을 만들면 개인 정보 유출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내 접속 위치도 속일 수 있다. 해커에게 있어 내 개인 정보를 파악하려는 시간 동안 안전하게 암호화된 서버로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하면 안전한 인터넷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VPN의 작동원리. 소위 '터널링'이라는 기술을 이용, 사용자 IP를 숨기고 새 IP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거쳐 인터넷 환경에 노출된 사용자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사진=노드VPN)

■ VPN 작동 원리: 당신의 인터넷 접속 환경을 속이는, 내 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온라인 '우체국'

개인과 기업 정보보안으로 떠오르는 VPN은 생각보다 작동 원리는 간단한 편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해당되는 국가 IP를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해당 국가에 있는 것 처럼 '속이면' 되는 것이다. 이때 VPN회사에서는 '터널링'이라는 기술을 이용, 하나의 '터널'을 만들어 내 IP를 숨기고 새로운 IP로 변환시켜 주는 원리다. 이렇게 '터널화'된 내 IP는 암호화돼 있기 때문에 제3자가 암호를 해독하거나 쉽게 정보를 빼갈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VPN을 '우체국'으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우체국은 고객으로부터 내용물을 포장해서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그 중간 과정에서 우체국은 내용물이 도착할때까지 열어보거나 확인, 저장하지 않고 이동 수단을 통해 해당 지역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을 한다.

이렇게 VPN 사용을 일상화하면 사용자는 다른 네트워크에 접속한 상황에도 인터넷 사용 기록, 계정 암호를 보호할 수 있다. 소중한 은행 정보는 기본이다. 특히 해외 여행 시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도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VPN 사용이 적극 권장된다.

유로 VPN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노드VPN(NordVPN)' 사용 모습. 전용 앱으로 빠른 연결 버튼만 눌러주면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VPN, 제대로 알고 쓰자검증된 VPN 사용 필수, 보안 외 더 많은 정보 얻기 위한 도구로 활용돼

생소한 서비스인 VPN은 의외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 일상에서 꼭 필요한 도구로 꼽히는 스마트폰에도 VPN 사용을 위한 기능이 기본 탑재돼 있다. 국내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 Z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에도 '설정'에 들어가면 VPN 세팅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VPN 이용을 위해 안전하고 검증된 VPN 서비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VPN 서비스는 유료 및 무료 서비스로 크게 나뉜다. 대표적인 유료 VPN 서비스는 전 세계 1천400만 명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노드VPN(NordVPN)'이 먼저 꼽힌다. VPN 서비스 중 가장 큰 규모와 쉬운 사용 방법을 가진 노드VPN은 노드 시큐리티(Nord Security) 제품 중 하나로 월 단위 구독과 1년, 2년 구독 플랜을 제안한다.

60개국 5천500대 이상 서버를 갖춘 글로벌 VPN 서비스인 노드VPN은 인기 지역인 미국, 영국, 독일부터 일본까지 다양한 국가 선택지를 제공하며 빠른 접속 환경도 구현한다. 또 전용 스마트폰 앱이나 노드VPN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메일 주소로 손쉽게 계정을 만들어 나에게 맞는 구독 플랜만 선택하면 된다. 당연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도 손쉽게 사용 가능하다.

유료가 부담 스럽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VPN 서비스들도 존재한다. 프로톤VPN, hide.me 등과 같은 무료 VPN도 존재하지만 부족한 서버 덕분에 느린 접속 속도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 사용 환경 조건도 서비스사마다 다르다. 무엇보다 수익성을 위해 광고를 무조건 시청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아이러니하게도 보안에 취약해 해킹을 피하려다 오히려 해킹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맞을 수 있다.

보안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서 VPN을 꼭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노드VP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사용 시간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들은 일생의 3분 1 이상 시간을 인터넷 사용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한국인은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인 12시간 35분을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시청에 소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다 보니 당연히 새로운 영상을 접하려는 니즈도 그만큼 높은 게 사실이다. 이런 대안으로 VPN이 추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그리고 'HBO MAX'와 같이 지역 가입자 한정 콘텐츠도 VPN을 이용하면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사진=씨넷닷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과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들도 지역 가입자 한정 고유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콘텐츠와 북미나 유럽 넷플릭스 가입자가 콘텐츠가 다른 이유가 이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 드라마 팬들을 설레게 만든 HBO 화제작 '라스트 오브 어스'는 시즌1이 종료됐지만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게 사실이다. HBO MAX 플랫폼이 국내 정식 론칭되지 않아서다. 하지만 VPN을 이용해 접속 위치를 변경하면 미국 HBO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도 VPN으로 해당 국가 지역으로 바꿔주면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이는 반대로 해외에 있는 사용자에게도 해당되는 방법이다.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떠난 사람, 아니면 국내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도 한국의 웨이브나 티빙과 같은 OTT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VPN을 이용하면 더 이상 '해외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보지 않아도 된다. 해외 서비스 접속을 제한하는 중국과 같은 곳에서 VPN 활용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VPN 중요성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 서비스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 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률이 상당히 낮은 편이 사실이다"며 "수 많은 VPN 서비스들이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서 VPN에 대한 믿음, 나아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인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동시에 고려될 필요가 있는 문제다"라며 "그만큼 보안성이 뛰어나고 속도도 빠른 검증된 VPN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진영 기자hjy@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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