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 본사서 기자간담회 진행···친환경 종이재생장치 '페이퍼랩' 소개까지
(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한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우선 환경적인 인식이 높고, 특히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히 높아 관련 산업에서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기업들과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 논의 중에 있다”
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 엡손 글로벌 대표는 지난 23일 일본 나가노현 본사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가와 대표는 한국이 가진 강점 중 하나로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꼽으며 관련 제품 개발 계획과 한국 기업과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세이코 엡손은 2022년 글로벌 기준 우리 돈으로 약 13조 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 중 오피스&홈 프린팅 비즈니스는 전체의 약 67.3%를 차지할 정도다. 국내 시장에서 달성한 매출은 같은 해 기준 약 1천9백억 원 수준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규모다.
세이코 엡손은 초소형, 초정밀, 고효율을 최고 가치로 사람과 지구를 풍요롭게 하는 것을 기업 존재 목적으로 두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노력도 같이 이어지는 맥락이다. 세이코 엡손은 친환경 R&D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중국과 미국, 인도네시아 등 7개 생산 공장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이른바 ‘RE100’을 달성했다.
큰 성과를 이룬 비결에 대해 오가와 대표는 “환경에 공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토대로, 우리가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에도 친환경적인 부분을 넣으려는 노력이 발판이 됐다. 진정 사회가 바라는 친환경 염원을 잘 이해한다면 가능한 일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환경 기술 개발 회의를 운영하고 있는데 탈탄소를 어떻게 이룰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우선 우리가 제조하고 있는 상품들. 잉크젯 프린터는 레이저 프린터 대비 강력한 친환경적인 강점을 가졌고, 이것을 이용해 더 다양한 친환경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세이코 엡손이 개발한 ‘페이퍼랩’도 이러한 친환경 노력의 일환이다. 친환경 종이재생장치인 ‘페이퍼랩’은 사용이 끝난 폐지를 넣으면 세이코 엡손 독자 개발한 드라이 섬유 기술(Dry Fiber Technology)을 이용해 새 종이를 만들어낸다. 세이코 엡손은 이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 이미 일본을 비롯해 유럽 일부 국가에 시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는 기존 제품보다 절반 수준 크기를 가진 신형을 올 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에 페이퍼랩 출시가 늦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오가와 대표는 “현재로서는 페이퍼랩을 다량 생산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한 제품 가격도 높은 데다 아직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여러 가지 요건들을 테스트해보면서 더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찾아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미 페이퍼랩을 도입한 기업 및 기관이 내린 평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가장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역시 보안이다. 페이퍼랩을 이용하면 중요 문서 외부 유출 우려가 없다. 기존에 있는 파쇄기를 이용하면 된다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했다. 하지만 페이퍼랩은 완전한 새 종이로 탈바꿈하는 것에 대한 만족이 크다. 반면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우선 기계 장치 크기가 너무 크다는 점, 그리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고 이유를 꼽았다.
일각에서는 종이가 없는 업무 환경을 도입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시대가 임박했다며 프린팅 산업은 하향세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줄이고 모바일 또는 이메일을 활용한 전자문서 사용을 적극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서다.
이에 오가와 대표는 “현 시점 오피스 환경에서 사용되는 프린터 제품들 가운데 대부분이 레이저 프린터를 쓰고 있는데 우리 엡손은 ‘잉크젯 프린터’를 제공한다는 것이 오히려 기회요소가 더 많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제품은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히트프리 기술이 적용돼 소비전력도 적고 부품 유지 보수가 편리하며, 폐기물 발생도 적다는 강점이 있다”며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은 지속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