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4분의 3에 이르는 약 9억3천6백만 달러치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한 이유에 대해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언제 풀릴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금 보유량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에 따라 상하이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 차질을 빚었지만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그 이익을 메꿨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도지코인 밈과 관련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앞서 테슬라가 비트코인의 대표적인 기관투자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2021년 2월 15억 달러, 우리돈 약 1조9천7백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가격은 2020년 12월 약 2만 달러에서 2021년 3월 6만 달러로, 3개월 만에 300% 가까이 치솟았다. 그들의 비트코인 보유고는 한때 20억 달러에 달했다. 당초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사들인 이유에 대해 2021년 SEC 신고서에서 “현금 수익률을 다양화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2021년 3월, 테슬라는 전기차 구입시 고객들이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주 뒤, 머스크는 “암호화폐가 유망한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 환경에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순 없다”면서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에 지불 수단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암호화폐 가격은 2021년 최고치를 찍은 이후 가파르게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연초 이후 48%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57% 가까이 하락했다. 2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한 이날 머스크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다시 늘릴 수도 있고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처분한 것을 두고 비트코인에 대한 어떤 평가로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일단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인지, 아니면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음을 반영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