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7일 (현지 시간) 유럽지구과학연협회(EGU, European Geosciences Union)가 발행하는 저널 ‘빙권’(The Cryosphere)’을 통해 남극 대륙의 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금까지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퇴적물이나 바다 수면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남극 대륙의 눈에서 채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다로 떠내려간 플라스틱 쓰레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잘게 부서지며 만들어지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남극 같은 오지까지 도달했다는 사실은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진은 설명하고 있다.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 연구팀은 지난 2019년 11월 30일부터 12월 2일 사이에 남극의 로스 섬 (Ross Island) 전역 총 19개 지역에서 눈을 채취, 이 중 6개 지역은 연구소에서 비교적 가까웠고 나머지 13개 지역은 사람과의 접촉이 최소화된 오지였다. 하지만 19개의 모든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그 입자는 총 109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고산지대나 극지방의 눈과 얼음에 존재하면 빙권을 더 빠르게 녹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빙권은 빙하나 해빙같이 지구 표면에 얼어붙은 부분을 일컫는데 태양 빛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낮춰주고 해수면 상승과 해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빙권의 변화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편, 남극 크릴새우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우 “남극의 전체 먹이 사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오래전부터 극지방의 포식동물들의 먹이에서도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 오염으로 인해 현존하는 펭귄 중 가장 몸집이 큰 황제 펭귄이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이들 개체수가 81%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