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내부고발자 폭로와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자국서 정치권과 언론 비판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씨넷과 다수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통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앱의 일일 접속자 중 3분의 1 이상이 이 얼굴 인식 기능을 활성화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페이스북은 이달 중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쇄하고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 얼굴 스캔 데이터를 삭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Meta) 인공지능 부문의 제롬 페센티 부사장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얼굴 인식 시스템 폐쇄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진 자동 서술에 더 이상 사람들의 이름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하기도 한다”고 전하며 얼굴 인식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규제 불확실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얼굴 스캔을 식별 가능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안면 인식 기술은 사생활과 민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었다. 특히나 유색 인종들에 관련해서 특히 그 오류가 잦았는데 2018년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이 아마존의 얼굴 인식 서비스 ‘아마존 레코그니션’을 테스트한 결과 28명의 국회의원들을 범죄자 얼굴과 일치하는 것으로 잘못 판별했는데 그 28명 중 11명은 유색 인종이었다.
이로 경찰과 정부가 얼굴 인식 시스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먼저 얼굴 인식 기술 금지령을 내렸고 미시시피주 잭슨, 오리건주 포틀랜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과 캠브리지, 스프링필드를 포함한 다른 도시들도 뒤를 이었다.
올 초 미국 법조계에서는 페이스북 얼굴 인식 기술을 사진 태그 기능에 사용하는 것과 관련한 집단 소송에서 6억5천만 달러 합의금을 승인한 판례가 있었다. 페이스북의 얼굴 스캔은 사용자 동의 없이 이뤄졌으며 얼굴 인식과 지문 채취, 기타 생체 기술을 규제하는 일리노이주의 생체 정보 개인 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스마트 안경에도 얼굴 인식 기능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해왔다. 예를 들어, 얼굴 인식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기억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기술이 스토커들에 의해 남용될 수 있는 위험을 우려해 결국 자사의 첫 번째 스마트 안경인 ‘레이밴 스토리즈(Ray-Ban Stories)’에서 얼굴 인식 기술을 제외시켰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쇄한다는 소식에 “얼굴 인식 기술의 위험한 사용을 끝내기 위한 좋은 시작”이라며 “이제는 기업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얼굴을 스캔하는 것을 금지하는 시행 가능한 법이 필요한 때” 라며 의회에 더 적극적인 규제를 요구했다. 디지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비영리기구 프런티어전자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EFF) 역시 "페이스북 사용자들과 이 기술을 후퇴시키려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좋은 소식”이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