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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 내 빅테크 기업 숨통 조인다

"기술 기업 거물 눈치 보는 미국과 EU 배워야 할 점 있어" 

10년 가까이 중국을 집권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 (사진=뉴시스)

(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중국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강한 규제는 한 세대에 한 번 꼴로 오는 듯 하다. 전 세계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구글과 페이스북을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천천히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이 지난 1년간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 전례 없는 탄압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사상 최대 규모였을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고 어린이들의 비디오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등 전면적인 새로운 정보 보호 규정을 법으로 제정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사용을 금지했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검열은 삼엄하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산당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링크드인을 폐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단속은 시진핑 주석의 연설에서 자주 언급되는"공동 번영"을 위한 중국 정부의 대규모 캠페인의 일환이다. 중국의 상위 1%가 30%의 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통계가 뒷받침하듯 지난 20년 동안 엄청나게 성장한 중국 경제와 함께 부의 불평등도 덩달아 심화됐다. 

그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당국은 현재 부채 3천억 달러에 가까운 부채를 지고 있는 에버그란데와 같은 회사들과 거대 기술 기업들을 겨누고 있다. 

이렇듯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이제 빅테크와 정부와의 충돌하면 어떨 지 그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영향은 전세계적이며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실감할 듯 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제작사를 인수한 텐센트(Tencent)처럼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서도 큰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불평등'이 강력한 정치적 화두이기도 한 미국과도 분명한 유사점은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최고 부자들이 그의 값비싼 인프라 계획에 자금을 대며 돕기를 원한다. 특히 거대 기술 기업들은 계층적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납부하는 세금을 현저히 적기 때문에 마땅한 표적이 된다. 그러나 미국은 법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는 산업을 어떻게 규제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로 기술업계 거물들을 구속하는데 조심스러웠다. 

공동 번영의 추진은 당의 동기와 잠재적인 비용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미명 아래 단순히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시진핑이 2012년 부패 척결 운동에서 사회적 병폐를 씻어낸다는 명목으로 수백 명의 관리들을 해고했던 전술처럼 말이다. 

기술 기업에 대한 단속은 위험이 따른다. 작년 10월 이후 주식 시장에서 거의 1조5천억 달러의 가치가 증발하면서 경제와 금융시장에 영구적인 피해를 남겼다. 미국 터프츠 대학 부설 플레처 스쿨 (Tufts University’s Fletcher School)의 바스카 차크라보티 글로벌 비즈니스 학장은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공동번영'에는 가혹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 당국 비판 이후 실종설이 돌기도 한 알리바바 설립자 마윈 (사진=뉴시스)

역사적인 해

1년 전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상하이의 수많은 기업인들 앞에서 중국 은행들은 “전당포 주인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정교하지 못한 금융 인프라를 비판했다.

2주 후, 중국 규제당국은 알리바바에서 분사한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Ant Group)을 독점적 관행으로 고발했다. 앤트그룹은 신규 주식공모(IPO)로 역사상 최대 규모인 35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막힌 것이다. 

앤트그룹과 중국 정부 모두 여기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많은 기술 거물들이 그 이후로 조용해졌다. 중국의 우버(Uber)격인 '디디(Didi)'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앱스토어에서 강제 퇴출됐고 알리바바는 반경쟁적 관행으로 28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중국 정부는 틱톡 제조사인 바이트댄스와 트위터 에스크 웨이보의 지분을 인수했다. 한편, 바이트댄스의 창립자를 포함한 많은 거물들이 조기 은퇴를 결정했고 마윈은 지난 1년 동안 실종설이 돌 정도로 조용했다. 

기술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중국은 '도덕주의'를 내세운다. 국영 미디어는 비디오 게임을 "어린이의 영적 아편"이라고 칭했고 중국판 틱톡 '더우인(Douyin)'은 영상과 영상 사이에 5초 동안  "잘 시간입니다" "내일 일해야 합니다"와 같은 헤비 유저들을 위해 메세지를 내보내는 정책을 도입했다. 

제니퍼 쉬 로위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술기업들은 시진핑과 동일시되지 않는 중국인의 비전을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소비자 기술 플랫폼을 예로 들면서도 지정학적 보안에 필수적인 엔터프라이즈 기술은 여전히 보호하고 있다. 프로세서와 5G 장비를 만드는 화웨이에게는 눈에 띄게 관대하듯 말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중국 당국의 행동이 불합리하다고 말하진 않는다. 호주-중국 관계 연구소의 경제학자이자 소장인 제임스 로렌시슨은 앤트그룹 같은 일부 회사들은 독점적이고 규제를 받을 만 했다고 말한다. 

규제당국들은 또한 최근 중국 최고 금융 규제 기관이 지적한 바와 같이 규제가 어느정도 성과를 보이면 압박을 풀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1월 1일, 중국의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법이 시행된다. 데이터 수집에 관한 규정이 정부 주체가 아닌 민간 기업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유럽의 GDPR과 비슷하다.  이는 이미 감시 통제사회를 만들어버린 중국 정부의 의도가 뻔한 검열의 연장 선상으로 많은 비평가들을 놀라게 했다. 

10월 5일 상원 위원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내부 문건에 대해 증언하고 있는 프랜시스 하우겐 (사진=뉴시스)

공동적이지 못한 번영

10월 5일,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은 상원 위원회에 소셜 네트워크 규제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페이스북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이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요구는 2018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의회는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에 게시된 콘텐츠에 대해 책임질 것을 당부했고 법무부는 독점적 관행으로 구글을 고소했다. 2019년에는 페이스북에게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사유로 5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의 규제는 이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미국이 자국 기술 기업 거물들을 두고 머뭇거리는 동안 중국은 뭔가를 보여줬다. 미국이 아닌 중국이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플레처 스쿨의 학장 차크로보르티는"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전체적인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며  중국의 탄압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본보기가 됐다고 바라보았다. 막판에 IPO를 취소해버리는 수준까지는 미국과 EU가 흉내내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는 중국이 거대 기술기업들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미국의 일부 주 의원들은 중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두고 배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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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기자owl@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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