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지난주 삼성 8월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최신 갤럭시 워치4를 보면 안드로이드 시계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엿볼 수 있는 느낌이다. 기존의 타이젠OS를 버리고 구글의 웨어OS를 탑재한 삼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회사의 첫 번째 합작품인 갤럭시 워치4를 미국 씨넷의 스캇 기자가 이틀동안 사용해봤다.
워치4 vs 워치4 클래식: 베젤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한 느낌
회전하는 베젤의 유무를 제외하고는 기능면에서 두 모델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더 끌리는 외관과 가격, 두 가지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미니멀하고 더 날렵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워치4(40mm 기준 26만9천 원)를,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리스로 된 고급스러운 외관에 10만 원가량을 기꺼이 더 지불할 수 있다면 워치4 클래식(42mm 기준 36만9천 원)이 있다.
회전하는 베젤은 무엇을 위한 걸까? 앱들간에 정보를 보여주는 기능인 ‘타일(Tiles)’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워치4에서는 주로 건강 지표나 일정, 메시지와 같은 몇 가지 사항을 볼 수 있는데 모든 앱이 타일을 제공하는 건 아니라서 어떤 앱들은 반드시 손가락으로 넘겨야 작동하기도 한다.
딸깍하고 클릭할 수 있는 베젤을 탑재한 워치4 클래식에서는 화면을 넘기기가 좀 더 까다롭지만 수영하거나 물에 젖은 상황에서는 이 물리적 다이얼이 터치 디스플레이보다는 훨씬 제어가 쉬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페이스들
사랑스럽고 멋진 페이스들 사이에서 해괴망측한 한 페이스도 몇몇 눈에 띈다. 애플의 미모지(Memoji)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는 이 AR이모지와 비트모지 페이스가 기괴해 보일 수 있겠다. 대부분의 페이스는 사용자 맞춤화가 가능하며 피트니스에 초점을 맞추거나 복합 레이아웃을 갖춘 페이스도 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페이스에서는 복잡한 추가 기능이 없기 때문에 날씨나 배터리 수명과 같은 유용한 정보는 포기하고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유일한 음성 비서, 빅스비
추후에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빅스비가 워치 4의 유일한 음성 비서 기능이다. 워치 4에서 상단 버튼을 길게 누르면 호출할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시계와 스마트폰, 혹은 구글 앱들을 편리하게 연결시켜주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이것이 없다는 점은 무언가 큰 걸 놓친 듯이 아쉽게 느껴진다.
핏빗 또한 음성 연결 기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단점이 특히나 두드러진다.
삼성의 새로운 체성분 분석 센서
전기 임피던스 기반의 체성분 센서에서 정보를 얻으려면 시계 버튼에 손가락 두 개를 15초간 터치한 후 가만히 있으면 된다. 심전도 판독(EKG나 ECG)을 통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속도는 더 빠르다. 체질량 지수와 골격근량, 체중 및 체지방 비율을 산출하는데 실제 숫자를 추정하고 녹색(낮음)에서 빨간색(높음) 사이의 작은 범위에서 각각을 표시해준다. 단, 수치만 제공할 뿐 현재 진찰 여부, 건강한 선택 방법, 심지어 결과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지침도 제공하지 않는다. 모든 피트니스 트래커와 헬스 워치가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더 많은 데이터 표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닐까 아쉬웠다.
코골이 측정
갤럭시 워치의 수면 관리 기능은 휴대폰 마이크를 통해 추가 기능으로 코골이 여부를 점검한다. 스캇 기자는 개인적으로 수면무호흡환자를 위한 양압기(CPAP)를 사용 중이며 백색소음을 위해 침대 근처에 선풍기를 켜둔다. 정확한 측정을 돕기 위해 때문에 이러한 방해요소들을 다 꺼두었지만 데이터를 얻는데 실패했다. 수면 관리 기능이 이루어지는 동안 반드시 휴대폰이 충전기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여야만 하는데 그것을 깜빡한 것이다.
다시 이튿날에 도전해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에 양압기를 사용 중일 만큼 스캇 기자는 코골이가 심한데도 불구하고 ‘삼성 헬스’ 앱에서 오디오 녹음으로 제공되는 코골이는 딱 한 번 뿐이었다. 그리고 코를 고는 것이 수면 무호흡의 지표가 되는 건 아니며 나머지 수면 관리 기능에서 제공하는 수면의 깊이, 렘수면 측정 및 수면 점수 등은 코골이를 감지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저 사용자가 자는 동안 코를 골았는지 아닌지 그 사실만 아는 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코골이 감지와 마찬가지로 혈중산소 포화도 측정 역시 ‘삼성 헬스’앱의 설정에서 활성화 할 수 있다.
손목 시계를 통한 혈중산소 포화도 측정은 의학적으로 정밀하지 않아서 손가락에 착용하는 표준 맥박 산소계와 그 수치의 차이가 큰 편이다.
또한, 심전도 및 혈압 기능을 사용하려면 삼성 스마트폰과 ‘삼성 헬스 모니터’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모든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이 점은 추후 바뀔 수도 있다.
이틀 정도 가는 배터리
44mm 크기의 갤럭시 워치 4는 처음 충전하고 사용할 때 하루 반 정도 버틸 수 있었다. 첫날 오후 2시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다음날 밤늦게까지 사용했는데 항상 켜져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심박수 측정만큼은 계속 켜둔 상태였다. 만약 디스플레이를 항상 켜두기로 설정했다면 배터리 수명은 이보다 훨씬 줄어들겠다. 현재 갤럭시 워치 4의 40mm 버전에서는 배터리 수명이 더 짧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