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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징어게임2 : "게임 끝내기엔 아직 부족"···구원자의 처절한 고난

보고 들은 것을 말해줌에도 온갖 음해와 무시…하나됨과 역량의 부재

'오징어게임2'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인생의 주제를 극적이고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매력이 가득하다(사진=넷플릭스).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가 26일 오후 5시(한국시간) 본격 공개됐다.

오징어게임1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진정한 복수를 위해 게임을 끝내겠다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이 압권이다.

이미 겪은 것을 이야기해줌에도…들을 사람만 듣는다

오징어게임2의 첫 게임은 오징어게임1의 첫 게임(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과 같다.

게임을 미리 겪어본 성기훈은 참가자들에게 움직이는 즉시 죽는다고 경고하나, 고깝게 본 일부 참가자들이 온갖 비아냥을 늘어놓으며 분위기는 어지러워진다.

그러한 가운데 게임 주최측에서 참가자 수를 줄이기 위해 각종 방해 장치를 마련하고, 그렇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어간다.

당장에 갚아야 할 돈 앞에…공공선(公共善)은 저 멀리

첫 게임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상금을 안고 이대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게임을 더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성기훈은 이쯤에서 만족하고 모두 게임장을 나가자고 하나, 천장에 쌓인 돈을 본 참가자들은 이대로 만족할 수 없다며 결국 게임은 더 진행된다.

그런데 더욱 슬픈 것은 각자가 처한 절박한 상황이 있기에(개인의 이익), 아무리 '게임 종료'의 대의(大義)를 외쳐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인공 간 결코 가볍지 않은 대화…인생의 화두를 던지다

해당 게임을 관장하는 황인호(001번)는 참가자로 성기훈(456번)에게 다가가며, 게임을 끝내야만 하는 당위성을 묻는다.

게임을 끝내야만 하는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는 성기훈에게 황인호는, 게임을 끝내지 못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온갖 한계 요소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게임 참가자들이 '스스로' 비참하고 절망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을.

게임장에서 나눈 이 둘의 강렬한 눈빛이 숨막힐 정도로 무거운 대화 속에 더욱 이글거린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며 보면 더욱 좋을 듯 싶다.

배신과 용기 부족…일부만의 각성으로는 판을 못 바꾼다

게임 중반 게임 진행 여부를 결정할 OX 투표 수가 50:50이 되고, 참가자들의 김밥 안에 포크가 주어지며 불이 꺼지자마자 살육전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다.

이로 인해 자신과 함께하는 쪽이 엄청난 희생을 당할 것을 알면서도 주최측 진행 요원들을 잡아, 본진까지 진입하기 위해 묵묵히 참고 기다렸다. 실제로 성기훈과 해병대·특전사 출신 동료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행사 요원의 총을 빼앗아 본진 앞까지 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극도의 두려운 분위기 속 극히 일부 참가자들만 총을 잡았고, 총격전에서 황인호의 막판 (의도된)팀킬과 실탄 부족으로 포박당한 상황에서 동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절규하는 성기훈의 모습으로 오징어게임2는 마무리된다.

성기훈의 무리한 영웅 놀이를 비웃는 황인호의 모습 속에, 하나됨도 역량도 없이 이상(理想)만 가지고 현실을 극복하기에는 숙제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더욱 구슬프게 들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의 선율과 함께.

김태훈 기자ifreeth@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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