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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도 안 했는데 왜 추천? 유튜브 속 '혐오 영상', 해결 방법 없나

관심 영상과 무관하게 혐오 영상 등 추천돼 이용자들 불편감 호소

유튜브에서 환공포증 등을 유발하는 혐오 영상이 무분별하게 추천되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 “혐오 영상 어떻게 차단하나요” “유튜브에 환공포증 유발하는 컨텐츠들 다 폭파 시키고 싶다” “혐오 영상 왜 추천되는 건가요?” 

20대 여성 A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유튜브 영상을 차단하는 법을 게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글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 국내 기준 4천만 명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필수 플랫폼으로 등극한 유튜브(Youtube)가 환공포증과 혐오스러움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썸네일을 허용하면서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블로그 및 지식IN에서 유튜브 혐오 영상에 관한 불만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국내 인기 포털인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지식IN에는 유튜브 혐오 영상 추천을 받지 않는 법 등을 공유하는 글들이 게시돼있다. 네이버 검색에 ‘유튜브 혐오’만 쳐도 ‘유튜브 혐오 차단’이라는 검색어가 자동 완성될 정도다.

특히 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내용 중 하나가 바로 '환공포증' 유발 영상이다. 환공포증은 작은 동그라미들이 모여있는 무늬만 보면 소름이 끼치는 증상 중 하나로 불린다. 이 외에 피부 ‘피지’를 짜는 영상, 사람 목에 ‘벌레 알’들이 붙어있는 영상들이 상당히 불쾌감을 주는 영상들로 꼽혔다.

피해를 주장하는 사용자들 대부분은 유튜브가 원하지도 않는 혐오영상들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소위 '유튜브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기능이 작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유튜브는 사용자 계정에 맞춰 영상을 즐기는 방식들을 스스로 학습해 알맞는 영상을 추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문제를 지적하는 사용자 대부분은 관련된 영상을 검색하지 않았음에도 추천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딱히 해결 방법이 없다는 데 답답함을 호소한다. 해당 영상이 추천되면 ‘싫어요’ 또는 신고, 해당 채널 숨기기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특히 신고를 위해서는 영상을 어쩔 수 없이 클릭해야 되며, 조금이라도 로딩이 늦어지면 강제 시청 당하기도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유튜브 설정에 들어가서 유튜브 시청 기록을 삭제하거나 모든 데이터들을 초기화 시키는 방법으로 일시적으로 해당 영상을 안뜨게 하는 방법이 우선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튜브 사용자들은 영상을 볼때마다 시청기록을 삭제하기도 불편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영상이 재차 추천되거나 비슷한 영상들이 뜬다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트브 설정 창 내에서 신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이에 대해 유튜브코리아 관계자는 “원치 않는 영상을 완전히 차단하는 기능은 현재 지원하고 있지 않다"며 "채널 추천을 받지 않는다거나, 관심 없음 영상을 클릭하는 기능을 설정을 통해 추천받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유튜브측은 해당 추천 기능에 대해 '알고리즘'과 관련돼있지만 삭제 또는 관심없음 등의 조치를 실행하면 더 이상 관련 영상이 뜨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사용자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기 때문에 추천 영상에 뜨는 것"이라며 "그 외에도 이런 영상들이 추천되는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이미 수년 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부분이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변 의원은 "알고리즘 투명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국내를 넘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구글,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도 규제를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는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병철 한국사이버감시단 이사장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음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모니터링을 할때 과거형 활동을 하고 있다"며 "최신 상황에 맞게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불쾌감을 주는 불건전 영상들뿐만 아니라 음란물 영상 및 선정적인 썸네일 등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컨텐츠들도 무분별하게 추천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사업자들은 통제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유튜브 등은 영상과 관련돼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시스템이 이뤄지고 있고 해외 사업자이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용자들이 스스로 변별력을 키워야하고 차단이나 신고를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며, 국가차원에서도 공익광고 등을 활성화시키는 제도적인 방법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hjy@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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