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된 콘텐츠에서 '실시간 3D'로 콘셉트 바꿔 미개척 B2B 시장 공략
(씨넷코리아=홍상현 기자)
모픽은 2015년 설립된 삼성전자에서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던 연구원들이 설립한 삼성전자 스핀오프 회사다.
2018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탈·부착 가능한 보호 케이스 형태의 무안경 3D 뷰어 ‘스냅 3D’를 출시, 3D 전용디바이스 성능 이상의 라이트필드 3D를 구현했다. 그 다음해 CES 혁신상을 수상, 삼성전자에 3만대 이상 납품, LGU+ 콘텐츠 플랫폼에 정식 3D VR 뷰어로 등록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이 부진했을까? 바로 콘텐츠였다.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됐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따랐다. 스마트폰 보호 케이스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객단가가 낮다는 비즈니스적 어려움도 있었다.
이미 2D로 제작돼 나온 콘텐츠를 3D로 변환하는 작업은 인위적인 데다 너무 손이 많이 가고, 촬영부터 다시 하면 쉬울 수 있지만, 그러기엔 3D 제작에 선뜻 참여할 제작자가 많이 없었다.
모픽은 안주하지 않았다. 단순히 아이디어가 좋은 상품, 시대를 앞서간 흥미로운 제품, 하지만 수익성이 불투명한 아이템이라는평가에 맞서, 필요성과 시급성이 높은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마침 출시된 휴대전화에 듀얼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하며 카메라가 깊이(Depth)도 측정하는 것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을 3D 입체 사진으로 변환해 주는 앱도 출시했다. 그러나 사람들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했다. 신기하다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여전히 귀찮다는 반응도 있었다.
모픽은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호감'이 아니라 '필요성'과' 시급성'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입체영상이 주는 가치가 핵심이 될 수 있는 시장을 분석했다. 즉, 실제 두 눈으로 느끼는 공간감과 입체감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민하게 느낄 수 있어야만 하는 산업 분야를 탐색해야만 했다.
2D 모니터만보면서 깊이와 거리 감각을 느끼기는 어렵다. 모픽이 개발한 모니터링용 3D 디스플레이는 실시간 원격조종 솔루션 기업에 어울렸고, 실제 반응도 좋았다.
영상 정보만으로 물체 사이의 거리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내시경 수술 시뮬레이션 디스플레이에도 유용했다. 입체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간이 거리감을 느끼기 힘든 아주 작은 물체를 접안 렌즈 또는 카메라를 통해 관찰해야 하는 경우에도,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일반 PC 모니터를 보듯 편하게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3D로만 느낄 수 있는 시각적 몰입감 그 자체가 가치가 되는 게임시장과 광고시장으로도 판로를 넓혀나가고 있다. 메인스트림 디스플레이 제조사중 한 곳과는 이미 게이밍 모니터 개발을 공동 진행 중이다.
세계문화유산 카사 바트요 내부에는 이미 모픽 3D 디스플레이로 디지털 아트 전시를 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에게는 기존 2D 디자인 소스를 그대로 활용해 라이트필드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3D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게임이나 그래픽 개발자에게는 간단한 플러그인 설치로 기존 2D기반의 3D게임을 입체영상으로 변환해주는 SDK도 함께 공급한다.
앞으로의 적용처도 무궁무진하다. 원격 조종을 필요로 하는 RC 자동차, 드론,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
모픽은 올해 말, 15.6형 라이트필드 3D 디스플레이, '다울라(Dhaula)'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울라는 의료, 과학연구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의 실 고객 니즈가 중점적으로 반영됐다.
미시세계 관찰, 내시경 수술 등 예민한 시각적 작업에 더욱 몰입할수 있도록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아이트래킹 카메라를 내장, 제품 전면 전체를 커버글라스로 덮은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내장된 아이트래킹 카메라는 디스플레이와 일직선상에 배치되며, 내구성이 좋은 커버글라스 내측에 완전히 고정돼 제품에 가해지는 충격, 온도의 변화, 사용자의 잘못된 설치 등 외부요인에 따라 카메라 위치가 변동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확도 저하를 방지했다.
15.6형 라이트필드 3D 디스플레이 다울라 시연등 자세한 사항은 모픽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