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196억 원에 이르는 지연이자 탕감과 1,900억 원 출자전환을 강력히 요구한 가운데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이 "기업의 흥망성쇠는 정부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촉구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선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하고 산업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서 본분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쌍용차는 8월 26일 예정된 관계인집회에서 운명이 결정난다”며 “관계인집회 부결로 인해 KG그룹이 투자철회를 선언하면 쌍용차와 중소 영세 협력사는 공멸이라는 끔찍한 파국을 맞게 된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2020년 12월 기업회생 신청 이래 1년 8개월 가까이 순탄치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가 새로운 인수자로 등장했지만 투자 계약이 해제된 이후 7월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힘겨운 인수 과정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쌍용차 노조 관계자들과 340여개 협력업체 상거래채권단 대표단이 26일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뜻을 모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경배 상거래 채권단 대표는 “상거래 채권단의 회수율은 41%에 그치지만 국가기관인 산업은행은 원금은 물론, 높은 이자와 연체이자까지 모든 것을 회수하려 한다. 이에 상거래채권단에 돌아와야 할 채권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나라의 정책이 이런 아픈 부분을 잘 살피고 관리해서 저희 상거래채권단 협력업체가 올바르게 상생하고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기존에 밝힌 인수대금 3천355억 원에 3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생계획안을 두고 상거래 채권단 전체 동의를 받은 바 있다.
최병훈 채권단 사무총장은 “상거래 채권단은 340여개 협력업체 중 60% 이상이 중소업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중 2, 3차 협력사와 가족까지 포함하면 30만 명 이상이 된다"라며 "경영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마인드로 책임은 오롯이 우리가 떠안고 KG그룹이 추가로 300억 원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결국 이 돈도 고스란히 산은에 돌아가는 형국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쌍용차 노조가 우리 협력업체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해주는 이런 상황은 극히 드문 일이며 회사를 살리고자 하는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쌍용차 노조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에 요구한 내용은 ▲연체이자 196억 원 전액 탕감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급 1천900억 원에 대한 출자전환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지원 대책의 구체적 마련 등 총 3가지다.
선 위원장은 "쌍용차 노조는 KG그룹과 성공적인 M&A로 쌍용차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쌍용차의 성장으로 지역경제 및 국가 자동차산업의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