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공간 음향 플레이리스트 첫 선…애플 생태계로 한국 리스너들 공략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올해로 6년차를 맞은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Pop 인기 가수들의 공간 음향 음원을 모은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 아이폰이나 맥북, 애플TV부터 강북 지역에 등장한 세 번째 스토어 애플 명동까지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애플이 까다로운 한국 리스너들의 간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 멜론‧지니부터 유튜브뮤직 건제한 한국 음원시장…애플 뮤직은 돌비로 승부수 던졌다
2016년 여름 한국에 기습 론칭한 애플 뮤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애플 뮤직에서는 국내 음원을 검색해도 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대비 현저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지난해 7월 가온차트 400위권 음원 가운데 약 30% 가까운 음원을 유통하는 카카오엔터와 손을 잡으면서 애플 뮤직도 한국 가수 음악을 더 많이 들을 수 있게 됐지만 소비자들 마음은 이미 관심이 떠난 뒤였다. 그 사이 구글 유튜브뮤직은 이용자 수를 대폭 확보하면서 국내 3강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우뚝 섰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애플 뮤직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체력을 기르면서 전 세계 리스너들을 잡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애플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후발주자로서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건 ‘공간 음향’이었다.
글로벌 영상‧음향 엔터테인먼트 기업 돌비 래버러토리스(Dolby Laboratories)의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공간 음향’은 하이엔드 홈시어터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음악 애호가나 돌비 시네마와 같은 극장에서나 누릴 수 있는 사운드 시스템이었다. 애플은 이를 활용해 자사의 강력한 하드웨어 라인업인 아이폰과 맥북, 애플TV, 그리고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 등 ‘애플 생태계’를 활용해 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했다.
■ 스테레오 사운드, 그 너머…공간 음향이 주는 새로운 음악 경험
돌비 애트모스가 선보이는 공간 음향은 돌비가 선보이는 새로운 사운드 시스템으로 기존에 좌우에서만 들렸던 사운드를 넘어 소리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객체 기반 오디오(Object-Base Audio)다. 보컬이나 악기 하나하나가 가지는 소리를 객체화해 3차원 공간에서 소리를 듣는 청취자를 한 가운데에 놓고 앞뒤‧좌우, 그리고 머리 위까지 자유자재로 소리를 뿌려주는 입체 음향이다.
애플은 이런 공간 음향을 자사 애플 뮤직 음원들에 적용했다. 전 세계 167개국에 서비스되는 애플 뮤직은 9천만 곡 이상의 다양한 장르 음악들을 제공하면서 공간 음향 음원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덕분에 2022년 기준 애플 뮤직 내 ‘오늘의 Top 100' 차트 상위 10개 곡 중 약 73%가 공간 음향으로 제공됐다. 한국 한정 공간 음향 월간 청취 비중도 6배 이상 오르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에 돌비 애트모스 뮤직을 구현할 수 있는 전용 스튜디오까지 공개될 만큼 뮤지션들의 제작 환경도 개선됐다. 여기에 싸이, BTS 등 글로벌을 강타한 K-Pop 대표 가수들의 신곡 지원 사격까지 더해지면서 애플 뮤직 ‘공간 음향으로 듣기: K-Pop' 플레이리스트까지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 하이엔드 리스너를 위한 ‘무손실 오디오’까지, 애플 생태계 강점 내세운다
그간 무손실 음원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음악 마니아들에겐 아이폰 보다는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고성능 스마트폰을 더 선호했다.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셋과 궁합이 좋은 포터블 DAC과 호환도 좋을 뿐만 아니라 무선으로 연결되는 에어팟에 더 힘을 실은 아이폰은 무손실 음원을 선호하는 유저들을 충족하기엔 2%가 부족했다. 애플도 기술적으로 무선으로는 무손실 오디오를 제대로 구현하기가 어렵다고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애플은 지금까지 9천만 곡 가량의 무손실 오디오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무손실 오디오를 사용하기 위한 추가 이용 금액도 없다. 월 8천900 원이면 앞서 설명한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과 무손실 음원을 즐길 수 있다. 비트뎁스는 24bit에 샘플레이트는 최대 48kHz까지 지원하는 애플 무손실 오디오는 현재까지 최근에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나 아이패드, 맥북 및 맥 프로, 그리고 애플TV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에어팟이나 무선 헤드폰이 없어도 내장 스피커로 무손실 오디오를 즐길 수 있는 건 애플 뮤직을 가장 잘 구현하는 애플 하드웨어, 즉 ‘애플 생태계’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다만 무손실 오디오를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즐기기 위해선 유선 연결이 필수다. 비츠(Beats) 라인업 중 유선 연결을 지원하는 헤드폰에서는 무손실 오디오 음원을 청취 가능하지만 에어팟 맥스는 유선으로 연결해도 완벽하게 무손실 오디오를 구현하기 어렵다.
■ 당신을 휘감는 애플 뮤직 사운드 “이제 음악은 완벽히 변할 것이다”
6년 차를 맞은 애플 뮤직은 고품질의 국내외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 음악과 무손실 음원들을 주무기로 내세운다. 여기에 추가 비용 없이 애플 뮤직 기본 구독료로 이 모든 서비스를 다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이 모든 장점들이 지난해부터 시작해 올해 결실을 맺기까지 경쟁사들은 이미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트렌드를 바꿔 놓았다. 지난 3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음악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음악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로 전체 응답자 중 약 58.8%가 무료 또는 비용이 합리적이어서를 꼽았다. 또 국내 1위인 멜론 사용자 경우 40%가 조금 넘는 응답자가 ‘계속 써오던 것이어서, 익숙하기 때문’을 꼽았다.
보고서에서 애플 뮤직은 멜론, 유튜브, 지니, 네이버 뮤직과 FLO, 벅스에 이어 8위인 1.7% 점유율을 보였다. 애플의 강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까지 버무려진 애플 뮤직이 국내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