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이어 애플도 '셀프 수리' 제도 도입에 동참, 미국내 '수리권' 운동 의식한 것으로 보여...
(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27일(현지 시간) 애플이 아이폰 자가 수리 (Self Service Repair)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먼저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자가 수리가 가능한 모델은 아이폰12, 아이폰 13 전체 모델, 3세대 아이폰 SE이지만 올해 말에는 M1칩을 탑재한 맥 제품 역시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문서에서 “고객이 기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리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도 애플은 “전문가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받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아이폰 12 미니의 액정을 소비자가 직접 교체할 시에 225.96달러에 부품을 구입해서 수고를 감안해야 하는데 서비스 센터에서는 229달러에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다. 자가 수리와 전문가 수리가 고작 3달러 차이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가수리 도중에 문제가 생긴 제품에 대해서는 기술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애플의 방침 또한 소비자들이 선뜻 셀프 수리에 도전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몇 년 간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 기술 인플루언서들이 다양한 기기를 수리하는 튜토리얼 비디오가 인기를 끌면서 국회의원과 유권자들 역시 기업들이 수리 메뉴얼을 발행하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수리할 수 있는 ‘수리권(Right to Repair)’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0년, 메사추세츠주 유권자들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사 차량 데이터에 제3의 업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을 통과시켰는데 작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비자가 기기 수리를 하는 데 제약이 되는 법안들에 대해 재고해달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수리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어서 구글과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HTC를 포함한 거대 기술 기업들이 IT기기 전문 수리 기업인 아이픽스잇 (iFixit)과 제휴를 맺고 미국 내 자가 수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정품 부품과 수리도구를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애플이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출시한 이유는 미국 정부의 수리권 확대 지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