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은 유엔 기후변화 협약 정상회의로 약 200개 국가들이 참가해 토요일 막을 내렸다. 미국의 기후 특사 존 케리를 포함한 일부는 최종 결과에 "좋은 합의”라며 만족감을 표했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마지막 최선의 기회"로 여겨졌던 올해 정상회담에서는 21세기 말까지 지구는 위험한 수준에 달할 정도로 온난화 현상이 심화될 것을 시사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구의 온도는 1.09도가 올랐고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온실 가스 배출을 지금보다 상당량 줄여야만 한다.
이번에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됐지만 그것이 달성 가능한지에 대한 견해가 첨예하게 갈렸다. 기후학자들은 그 정도 방안 가지고는 목표 온도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믿는 반면, 행사에 참석한 외교관들은 제시된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섭씨 1.5도
2015년에 체결된 파리 협정에 따르면 국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이번 세기 말까지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선에서 유지하기로 합의했는데 이 조약은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장기적인 세계적인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내내, 다양한 예측 모델들은 이 온도 상승폭이 1.8도에서 2.7도 사이에 도달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여기에 기후 과학자들 대부분은 동의했다.
단계적 하향 조정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이번 협약은 석탄 발전의 단계적 하향 조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서 키워드는 '단계적 하향 조정'이다. 주요 전력 생산원인 석탄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니 석탄 사용 중지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가장 분명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의 상당한 반발에 부딪혀 최종 합의는 결국 '단계적 폐지'에서 '단계적 하향조정'이라는 언어로 순화됐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의 반대에 비판적이었던 샤르마 COP26 의장은 "COP 결정문에서 석탄에 대한 언급은 처음 듣는다”며 “이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그와 반대로 몰디브 환경·기후 변화·기술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석탄 발전의 단계적 하향 조정은 몰디브와 다른 섬나라들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완화된 결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호주는 그동안 기후 변화 대처에 소극적으로 행동해 온 국가 중 하나다. 이번에도 역시나 호주의 맷 캐너반(Matt Canavan) 상원의원은 "단계적 하향 조정은 석탄을 계속 캐도 된다는 청신호"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의 기후 변화 연구 센터의 맷 잉글랜드(Matt England) 해양과학자는 "COP26가 이렇게 끝나다니 매우 실망스럽다. 안전한 기후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석탄 발전은 중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금
빈곤과 재난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은 경제 개발이 앞선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훨씬 적게 배출하고 지구 온난화에 덜 기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파리 가입국으로서 이제는 화석 연료 없이 스스로를 부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2009년 부유국들은 2020년부터 매년 1천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개발도상국들에게 지원함으로써 개발도상국들이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로 합의했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극도로 실망한 개발도상국들은 이번 협정에서 선진국들이 2025년까지 지원 자금을 "제대로 이행”하며 투명성 있게 조달되도록 촉구했다.
COP27
다음 기후 정상 회담은 2022년 11월 7일과 18일 사이에 이집트의 샴 엘 셰이크(Sharm El-Sheikh)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잔 해리스 림머 호주 그리피스 대학 정책 혁신 허브 책임자는 “(국가들이) 약속 이행을 위해 내년에는 더 엄격하고 현실적인 계획을 가지고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