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애플은 우리의 이메일을 캘린더와 연동하여 약속을 설정해주고 시리(Siri)는 개인 음성 비서로서 친구의 생일을 잊지 않도록 안내해준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편리한 일상을 위함이었지만 애플이 최근, ‘범죄’를 겨냥한 기능을 발표했다.
애플이 아동 성범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어린이 안전 관련 전문과들과 협업하여 새로운 기능을 고안해냈다. 5일(현지 시간) 애플은 자사 웹사이트로 가을 새롭게 출시되는 iOS 15, 아이패드 OS 15, 맥 OS 몬트레이, 워치 OS 8 운영체제에 스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는데 시리와 검색 기능을 통해 아이와 아이의 부모에게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을 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사용자가 아동 착취 관련 주제에 대한 검색을 시도할 때에도 개입한다.
애플이 이러한 이미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미국의 ‘실종·학대 아동을 위한 국립 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and Exploited Children)’가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했으며 아이가 메시지 앱에서 유해한 사진을 보내거나 받는다면 애플은 경고를 보내 사진을 숨기거나 아이와 보호자에게 경고창을 띄울 예정이다.
스캔은 아이클라우드에 사진이 저장되기 전에 이루어지는데 이에 대해 애플은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고려하여 설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업계 관측통들은 아동 착취에 대한 애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지만, 애플이 전체주의 정권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정부 감시 기술을 만드는 이스라엘 기업 NSO 그룹의 소프트웨어나 범죄자와 테러리스트와 싸우기 위한 도구로 널리 알려진 페가수스 스파이웨어가 전 세계 활동가, 정부 지도자, 언론인, 변호사, 교사들과 연결된 5만 개의 전화번호를 해킹하는 데 악용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 기술 연구자인 매튜 그린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해당 기능이 오용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더라도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으며 애플은 이에 대한 의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다른 거대 기술 회사들은 이미 수년 전 부터 사진을 스캔해왔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근절하기 위해 ‘실종·학대 아동을 위한 국립 센터’를 포함한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이메일과 검색 결과에서 이러한 사진을 식별하기 위해 이미 이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애플이 여느 회사와 다른 점은 인터넷 상이 아닌 단말기 내에서 사진을 스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