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김나래 기자) 보잉(Boeing)이 737 맥스 기종과 관련해 미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으로부터 기소된 것에 대해 목요일(현지시간) 법무부와 기소 유예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보잉은 형사 벌금의 명목과 보상금 지급, 또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의 737 맥스 충돌사고로 사망한 346명의 승객에 대한 위로기금 설립(5억달러) 등으로 25억달러 이상을 지불한다.
데이비드 번즈(David P. Burns) 미국 법무부 형사과장 대행은 “라이온에어(Lion Air) 610편과 에티오피아항공(Ethioopian Airlines) 302편의 비극적인 충돌사고는 전세계 최대의 상업 항공기 제조사의 사기 및 기만 행위를 낱낱이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보잉의 직원들은 사고 이후 737 맥스 기종의 운항과 관련한 FAA의 자료를 은폐하고 잘못을 덮는데 급급하면서 정직을 버리고 금전적 이익을 택했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탑승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정부 노력을 방해한 “거짓 진술, 부분적 사실, 누락” 등을 언급하며 보잉의 기술 조종사 두 명이 조종특성향상시스템(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 MCAS)이라는 항공 제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항공기 요소에 관련해 FAA를 속였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그 주요 시스템에 대한 정보가 미국 기반 항공사가 쓸 수 있는 매뉴얼이나 훈련 자료로 만들어지지 못했다.
2018년 10월 라이온에어 610편이 이륙 직후 인도네시아 자바 해상으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후 FAA는 MCAS가 비행 중 활성화됐고 작동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보잉의 기술 조종사들이 MCAS의 작동에 대해 FAA와 보잉사 모두를 끊임없이 속였다. 5개월 후인 2019년 3월에는 에티오피아항공 302편이 이륙 직후 추락해 생존자가 없었으며, 이때도 FAA는 MCAS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보잉과의 범죄의 심각성, 항공기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적시에 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점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보잉의 민간 항공기와 관련한 안전과 품질 이슈에 대한 2015년 민간 FAA 협약도 고려했다고 했다.
텍사스 변호사 에린 닐리 콕스(Erin Nealy Cox)는 “이번 사건은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다”며 “법무부가 보잉과 같은 제조사에게, 특히 한 분야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아주 높은 업종에 있는 기업에 규제 위반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는 다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