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이태우 교수팀, 차세대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소재의 합성 및 결함 제어법 개발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이태우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앤드류 M. 라페(Andrew. M. Rappe)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 교수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발광 소재인 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해 세계 최고 효율의 발광 소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1월 4일자에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유기원소, 금속 그리고 할로겐 원소로 구성됐다. 매우 뛰어난 색순도와 저렴한 소재 비용은 물론, 색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가 2014년도에 상온에서 세계 최초 가시광 영역 다색 발광 다이오드를 개발한 이후,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현재 디스플레이에 사용되고 있는 양자점(Quantum dot), 유기 발광체를 대체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 교수는 2015년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소자의 효율이 8.53%임을 ‘사이언스(Science)’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는 인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준하는 수준이다. 그는 이후 5년 만에 이 발광 소자의 효율을 23.4%로 높이는 매우 급격한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는 최초 보고된 이후로 발광 양자효율 20%를 달성하는데 약 20년이 걸린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에 비해 월등히 빠른 발전 속도다.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가 상용화 수준의 효율을 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현존하는 발광체 중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색표준인 REC. 2020을 만족하는 고색순도 발광 소재이다. 새로운 색표준 REC. 2020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색표준(DCI-P3)에 비해 약 40% 가량 확장된 색영역을 가짐으로써 보다 풍부하고 생생한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REC. 2020 색표준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발광 스펙트럼 반치폭(Full Width at Half Maximum, FWHM) 20nm 수준의 발광체가 필요한데, 기존의 유기발광체(FWHM~50nm), 양자점(FWHM~30nm)으로는 이를 구현할 수 없으며, 반치폭(FWHM~20nm)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만이 이를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초고선명 텔레비전(Ultra-High-Definition Television; UHD-TV) 디스플레이 기술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여기자(勵起子, Exciton) 결합 에너지가 낮다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를 갖는 나노 입자의 형태로 제조해 여기자를 공간적으로 구속하려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는 크기가 작아 표면에 결함(Defect)이 많다. 또한 표면에 위치한 리간드가 쉽게 떨어진다. 리간드(Ligand, 배위자)란 배위화합물이나 착화합물에서 중심원자(주로 금속원소)와 결합하고 있는 원자나 분자다. 리간드가 떨어지면 결함이 더 많이 형성된다.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연구팀은 이를 위해 구아니디늄(Guanidinium) 유기 양이온을 기존 포르마미디늄(Formamidinium)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에 도입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도입된 첨가 양이온은 나노 입자 내부 및 표면에 존재하는 결함을 모두 제어해 여기자를 나노 입자 내부에 효과적으로 가두어 매우 높은 발광 효율(90% 이상)을 달성했다.
이 교수는 “해당 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소재 및 발광 다이오드의 효율 증가 방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다이오드의 상용화의 가능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