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혜미 기자) 지난해 가전업계 떠오르는 별이 의류건조기였다면 올해는 식기세척기다. 국내에서도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기세척기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는 지난해 식기세척기가 약 10만대 팔렸다고 보는데, 올해 1분기(1~3월) 판매량은 4만7천대로 예상된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5% 증가했다.
신제품도 쏟아진다. 5월 들어 가전업계가 잇따라 식기세척기를 출시하고 있다. 식기세척기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쿠쿠를 비롯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에서도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점유율 68%를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 1위 사업자 SK매직은 15일 디자인과 세척력을 개선한 ‘레트로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업계 2위 LG전자는 토네이도 세척 날개와 100°C 트루 스팀, 10년 보증 인버터 DD모터 등을 탑재한 ‘LG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소형 가구에 최적화된 용량과 슬림한 디자인의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가전업체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식기세척기 시장은 여전히 만개하지 않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국내 가정용 식기세척기 보급률은 15%가량으로 추정된다. 시장 초기 단계로 평가받는 만큼 향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표적 이유로는 손 설거지보다 세척력이 떨어지는 점이 꼽힌다.
식기세척기는 물을 고압으로 분사시켜 오물을 제거한다. 욕실 바닥 얼룩을 샤워기의 물살로 없애는 것과 손으로 문질러 제거하는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올해 출시된 이른바 2세대 식기세척기는 몇년 전에 비해 세척 성능이 진화했다. 더 섬세하고 꼼꼼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식기에 분사하는 물의 압력과 각도, 양 조절 등이 개선됐다.
관련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달 초 LG전자는 최근 부산대학교 감각과학연구실 이지현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식기세척기와 손 설거지 비교 행동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음식물로 오염된 식기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식기세척기의 세척력이 손 설거지보다 약 26% 더 뛰어났다.
또 같은 용량의 식기를 세척한다면 손 세척보다 식기세척기 사용 시 물 사용량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2인용 식기 기준으로 손 세척 시에는 물 101.2리터가 사용되나 식기세척기 사용 시 손세척의 약 16% 수준인 16.6리터가 사용된다.
전자랜드 MD 장유진 과장은 “밥그릇과 같은 오목한 공기 속 구석까지 물살을 쏴주는 등 국내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이 많이 향상돼 선택하는 데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