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 Korea뉴스신제품

영국 드라마 단골 손님 스피커, 누가 만들었을까

루악오디오 “우리도 갖고 싶은 제품 만드는 것이 목표”

유수 영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루악오디오 MR1 스피커.

(씨넷코리아=김상연 기자) 미국 드라마나 일본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영국 드라마. BBC가 제작한 드라마인 ‘셜록’, ‘써틴’은 골수 팬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들 드라마를 유심히 보다 보면 유독 고풍스런 라디오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라디오 기능만 쓸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평범한 라디오처럼 보이는 이 제품은 사실 일반 FM 라디오 뿐만 아니라 유럽 지역에 보편화된 디지털 라디오인 DAB, 블루투스와 알람 기능까지 쓸 수 있는 다기능 제품이다.

30년째 가업 이어온 영국 오디오 회사

이 제품을 만든 곳은 올해로 창립 30년이 넘은 영국 회사, ‘루악 어쿠스틱스’다. 1985년 아버지 브라이언 오루크와 아들인 앨런 오루크가 모은 돈을 털어 세운 이 회사는 20여 년간 뛰어난 소리를 들려주는 전통적인 하이파이 스피커를 만드는 데 전념했다.

아버지 브라이언 오루크가 2002년 세상을 떠나고 뒤를 이어 대표에 오른 앨런 오루크는 침체되는 오디오 시장을 보고 디지털 오디오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4년 무렵부터 유럽에 하나 둘씩 출시된 DAB 수신기 음질이 시원찮았던 것도 한 몫 했다.

2006년 DAB 수신기와 FM 라디오, 알람 시계를 합친 첫 모델인 R1이 나온 뒤 사업 방향은 디지털 오디오로 완전히 돌아섰다. ‘루악 어쿠스틱스’는 현재 루악오디오의 모회사로 남아 있고 모든 제품 개발은 루악오디오가 맡는다.

루악오디오 R1. 현재는 세 번째 모델인 R1 mk3까지 나왔다.

“디자인이 전부는 아니다”

루악오디오가 만든 제품들은 고풍스런 디자인 탓에 BBC가 제작한 드라마인 ‘셜록’, ‘서틴’ 등 드라마에도 PPL로 자주 등장했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에 그레고리 하우스로 등장한 영국 배우 휴 로리를 포함해 많은 유명인사가 이 회사 제품을 쓴다.

그러나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 회사 마케팅 담당 리차드 맥키니 이사는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20년간 만들어 왔던 하이파이 스피커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리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가 만든 여러 블루투스 오디오 스피커는 ‘왓 하이파이’ 등 영국 내 오디오 전문지에서 2010년부터 계속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독립적인 제품 평가를 하는 영국 매체인 ‘위치?’도 제품 구입 5년 이후 80%가 고장 없이 작동한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리차드 맥키니 이사(우)는 “제품의 품질과 내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렉트로마트, 매우 흥미롭다”

현재 루악오디오는 국내 총판인 델핀을 통해 보급형 제품인 R1 mk3부터 최상위 모델인 R7까지 모두 판매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인 R1 mk3가 42만원,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한 최신 제품인 MR1 mk2는 65만원이나 한다.

이 중 R7은 스테레오 스피커와 CD 플레이어, FM 라디오와 aptX 블루투스, 스마트폰 충전 기능과 3D 음장 효과까지 갖춘 플래그십 모델이다. 가격도 470만원으로 만만찮다.

현재 국내 판매중인 최상위 모델, R7.

그러나 판매량은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델핀 신승호 대표는 “제품을 구입하면 직접 설치해 주는 서비스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당일 오전 이마트가 운영하는 대형 전자제품 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둘러 봤다는 앨런 오루크 대표의 소감은 ‘매우 흥미로웠다’다. “한국 소비자들은 쇼핑을 즐기며 품질을 따진다. 오프라인 매장이 활기를 잃어가는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쇼핑에 혁신을 가져 왔다”

“스트리밍 음악도 좋은 스피커로 들으면 다르다”

주로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는 소비자들이 고가 스피커로 품질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을까. 앨런 오루크 대표는 “물론이다. CD와 블루투스 사이에는 당연히 음질 차이가 있겠지만 aptX를 이용하면 더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즉답했다.

리차드 맥키니 이사도 “같은 음원이라 해도 스피커에 따라 차이가 있다. 소리에 신경써서 만들어진 제품으로는 당연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앨런 오루크 대표는 최근 새로 등장한 스트리밍 기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앨런 오루크 대표는 최근 WWDC 2017에 등장한 애플 에어플레이2나 구글 크롬캐스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둘 모두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유럽 시장은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점유율이 훨씬 높다. 와이파이나 무선으로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위해 브로드캐스트 기능을 가진 동글도 출시할 것이다”

스마트폰 음악을 외부 스피커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24비트, 48kHz 규격 음원을 전달할 수 있는 aptX HD 코덱에 대해 묻자 앨런 오루크 대표는 “앞으로 출시되는 제품에는 기본 적용할 것이다. 올해 안에 두 제품이 출시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