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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돌풍’ 인텔 컴퓨트 스틱, 누가 쓰나 보니...

우리나라 구매자 중 49%가 35세에서 45세…학원, 병원, 공장 등에서 주문 쇄도

(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스마트폰의 발전은 컴퓨팅 시스템의 초소형화를 크게 앞당겼다. 아니 애당초 스마트폰 자체가 모니터까지 포함한 작은 컴퓨터라고 하는 것이 훨씬 적당한 표현이다. 초창기 스마트폰은 저전력 초소형 CPU인 ARM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발전했지만, 이러한 초소형화는 CPU의 대명사인 인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급기야 컴퓨터는 이제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고 바지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다. 바로 인텔 컴퓨트 스틱 이야기다.

가로 3.7mm, 세로 103mm, 두께는 12mm에 불과한 인텔 컴퓨트 스틱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를 빼고 대신 HDMI 단자를 장착했으며, 크기는 작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온전한 PC 형태를 가지고 있다. 결정적으로 윈도 8.1 위드 빙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점이, 소비자 입장에서 인텔 컴퓨트 스틱을 완벽한 PC로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리눅스를 사용하는 라즈베리파이나 그외에 수많은 초소형 PC와는 차별화 된 요소다. 이제는 윈도우가 시장을 압도하는 운영체제라고 말하기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사용자들에게 익숙하며, 특히 우리나라 PC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라는 점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인텔 컴퓨트 스틱에 대한 당초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인텔 역시 이렇다 할 마케팅 없이 비교적 조용히 국내 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 컴퓨트 스틱은 불과 이틀 만에 완판됐다. 앞서 같은 플랫폼의 거의 동일한 사양으로 출시된 대우루컴즈 미니스틱PC 역시 하루 만에 전량 완판됐다.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과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작은 크기 그리고 무엇보다 윈도OS 탑재가 이러한 인기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인텔 컴퓨트 스틱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킨 배경은 무엇일까? 인텔 컴퓨트 스틱을 지난 2일 단독 예약판매한 G마켓이 인텔 컴퓨트 스틱과 대우루컴즈 미니스틱 PC 등의 구매층을 파악해보니 재미있게도 전체 구매자 중 49%가 35세에서 45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5세 이상이 26.5%였으며 20세에서 35세까지의 젊은층은 24.5%에 불과했다.

아울러 당초 업계에서 예상한 인텔 컴퓨트 스틱의 주 사용자층 및 용도는 가족용 세컨PC였다. 그러나 G마켓은 구매 고객의 배송지 주소를 분석한 결과 중 약 30% 가량이 병원, 학원, 공장, 사무실, 자영업자 등과 같은 매장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학교 및 학원

인텔 컴퓨트 스틱을 보고 매력을 느낀 의외의 직업군은 교사다. 각종 교육자료를 인텔 컴퓨트 스틱에 담아서 손쉽게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중고등학교는 각 과목 선생님이 매 시간 반을 이동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각 반별로 대형 TV와 같은 시청각 장비와 컴퓨터가 비치돼 있다. 그러나 각 반에 설치된 PC는 최적화 환경이 상이하고 설치된 프로그램이 달라 각종 학습용 문서나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려고 해도 상당한 준비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인텔 컴퓨트 스틱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PC환경을 가지고 있어, 언제 어디서느 HDMI 단자만 있으면 간편하게 시청각 자료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들이 매력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학원 역시 마찬가지다. 학원은 학교와는 좀 더 다른 쓰임새가 돋보이는데, 학생들이 평소 PC를 만지지 못하도록 탈부착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간단한 자료 검색이나 출력과 같이 학생들이 필요한 PC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구매 동기로 분석된다.

식당, 카페 그리고 술집

인텔 컴퓨트 스틱의 장점은 저전력이다. 전기를 많이 소모하지 않으면서 동영상이나 음악 재생과 같은 간편한 작업은 거뜬히 해낼 수 있다. 이는 카페나 술집, 식당과 같이 높은 성능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상시 켜놔야 하는 곳에 안성맞춤이다.

보통 이러한 업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최적화된 솔루션은 디지털 샤이니지다. 그러나 B2B 형태로 납품되는 디지털 샤이니지는 가격이 다소 비싸다. 그러나 최근 크게 내려간 대형 모니터에 인텔 컴퓨트 스틱을 더해 직접 업주들이 디지털 샤이니지를 구축하는 아이디어를 스스로 낸 것이다.

게다가 기존 디지털샤이니지보다 활용성 면에서도 더욱 우수하다. 사용자가 손쉽게 각종 영상을 반복 재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파워포인트와 같은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으로 메뉴판이나 각종 홍보이미지 등을 슬라이드쇼로 보여줄 수도 있다. 게다가 PC처럼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아 인테리어를 전혀 해치지 않는다는 것도 인텔 컴퓨트 스틱의 강점이다.

병원

병원에서는 환자가 치료를 받는 시간보다 접수하고 진료를 기다리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더 길다. 그래서 대부분 TV나 잡지와 같이 간단하게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것들을 대기실에 마련해놓는다. 아울러 기다리는 동안 환자들이 볼 수 있도록 병원 내 새로운 치료 서비스나 공지 사항 등을 알리는 화면도 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인텔 컴퓨트 스틱의 주문이 많았던 병원 중에는 특히 한의원이나 피부관리과 등이 있었다.

즉, 병원 역시 자영업자들과 비슷한 이유로 인텔 컴퓨트 스틱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하고 있는 환자 들에게 병원 및 각종 진료에 대한 홍보를 위한 용도다. 특히 한의원이나 피부관리과 등은 단순히 치료 목적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나 미용 등을 목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인텔 컴퓨트 스틱과 간단한 PC 활용 능력만 있으면 손쉽게 각종 정보를 환자들에게 알릴 수 있다.

공장 및 사무실

공장 및 사무실 등에서 인텔 컴퓨트 스틱에 대한 수요는 직원간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은 공장 뿐 아니라 사무실 등에서도 대형 모니터를 활용해 각종 사내 공지와 직원들의 경조사 등을 알리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직원이 많은 대기업이나 대형 공장 등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러대의 모니터를 제어하는 형태의 디지털 샤이니지 솔루션을 사용하지만, 상대적으로 직원이 적은 중소기업의 경우 이러한 비용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노트북이나 PC를 사용하는 것 역시 비용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할 뿐 배선 공사 등 의외의 비용이 발생한다. 즉, 앞서 이유와 마찬가지로 간편하게 꾸미기에는 인텔 컴퓨트 스틱만한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