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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송 작곡가 "2~3년 내로 韓 명시 100편 노래로 완성"

시사회 통해 '나의 침실로' 뮤직비디오 공개···역대 최장 시간(14분) 가요

정의송 작곡가가 자신의 신작 뮤직비디오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트로트계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정의송 작곡가가 대한민국 명시(名詩)들을 노래로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목표했던 바의 80% 정도가 진행된 상황에서 의미 깊은 뮤직비디오 시사회를 가졌다.

정의송 작곡가는 지난 31일 서울 왕십리 CGV 7관에서 이상화 시인의 '나의 침실로' 시를 노래로 만든 14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신중현 기타리스트의 '아름다운 강산(8분 분량)'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가요 중 최장 시간이다.

총 6절로 구성된 '나의 침실로'는 몽골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다. 정 작곡가의 15년 동지인 정승익 작가, 배우 겸 가수 문희경과 지난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총 2,700km에 달하는 대장정을 함께하며 탄생했다.

정의송 작곡가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 '나의 침실로' 장면

해당 뮤직비디오에서는 정 작곡가가 출연해 직접 노래를 부른다. 초반에는 험준한 바위 위에서, 중반 이후부터는 사막의 한복판에서 아련함을 극대화시킨 멜로디와 배경으로 시사회에 참석한 관중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뮤직비디오가 끝난 후 객석 곳곳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10분을 훌쩍 넘는 분량이면 곳곳에서 지루해 했을 법도 싶었지만, 좌중을 압도하는 몽골의 자연과 정 작곡가 특유의 애절함이 곳곳마다 전해지며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후 사회자 및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정 작곡가는 몽골에서의 촬영에 대해 "국내에서는 '나의 침실로' 특유의 분위기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해 해외를 물색하던 중, 정승익 작가와 협의해 장소를 결정하게 됐다"며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몽골에서의 촬영은 100%를 넘어 10,000% 만족"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조지훈 시인의 '승무(僧舞)'를 노래로 만든 뮤직비디오도 호평을 받았다. 전통무용계에서 뼈가 굵은 전문가도 쉽사리 하기 힘든 승무 동작을 대역 없이 자신이 직접 소화하며 '나의 침실로' 못지 않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의 침실로' 뮤직비디오 시사회 장면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도 주목을 받았다.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승무춤을 배운 것은 물론, 사찰에서 삭발까지 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정 작곡가는 "작품에 진정성이 빠지면 의미가 없었다"며 "정말로 작품에 퐁당 빠지고 싶었다"는 당시의 심경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근황 관련 "한국문학사의 명시 100편을 선정해 노래로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 현재 80여 편을 완성했다"며 "2~3년 안에 100편을 꼭 완성해 대중에게 선보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는데, 마음에 간직했던 시를 음악으로 만들어 모든 것을 불태우고 죽고 싶다"며 "현세에는 못 알려지더라도 후세의 사람들에게 더욱 큰 의미로 남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김태훈 기자ifreeth@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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