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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통합 타이틀 도전' 최현미 선수 "모든 복싱 커리어 걸고 매 순간 즐길 것"

"아직도 벨트에 목말라"…여자복싱 WBA 세계 챔피언의 당찬 포부

WBA 여자복싱 세계 챔피언 최현미 선수가 바네사 브래드포드와의 일전을 한달여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여자복싱 WBA 세계 챔피언 최현미 선수가, 오는 10월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바네사 브래드포드 선수(캐나다)와의 WIBA 슈퍼페더급 세계타이틀 결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 15일 WK엔터테인먼트,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한국기자연합회 주최로 서울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린 이번 기자회견서 최현미 선수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회견장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었다.

이번 타이틀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미국에서 열릴 WBC-IBF 통합 챔피언과의 경기에서도 승리할 경우, 최현미 선수는 4개 기구(WBA, WBC, IBF, WIBA)의 타이틀을 석권하게 된다. 통합 타이틀전에 임하는 최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현미 세계타이틀 결정전 기자회견 현장

■ 곧 WIBA 타이틀전이다.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너무나 기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동안 링 위에 오르지 못했는데, 시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 10월 19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통합타이틀 매치가 있다. 부담감이 클 것 같다.

WBA 챔피언으로만 머물고 싶진 않았어요. 4~5년 전부터 통합타이틀을 꿈꿔왔죠. 그런데 결정전을 하려 하면 이상하리만큼 상대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해서 경기가 성사되지 못했어요. 이번에 드디어 나가게 된다니 꿈만 같습니다. 저의 모든 커리어를 걸고 준비하겠습니다.

■ 대회 일정이 변경돼, 훈련 스케줄이나 컨디션 관리에 상당한 차질이 있었을 것 같은데.

모든 복싱 선수들은 제 마음에 공감할 것입니다. 시합 연기나 취소가 얼마나 힘 빠지게 만드는 것인지요. 3~4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됩니다. 정해진 시합 날짜에 맞춰 만들어놓았던 몸을 계속 유지하게 되면, 시합 당일 최고의 컨디션으로 싸울 수 없게 됩니다. 몸을 불렸다가 힘을 쓰면서 빼 나가야 링 위에서 최대한의 파워를 낼 수 있게 되거든요.

■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군요.

8월 15일 대회에 대비해 진행해왔던 프로세스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 거에요. 선수들은 보통 시합 자체보다도,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다치고 힘들고 좌절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다시금 대회가 개최됐다니 너무나 다행이고 행복합니다.    

최현미 선수는 기자회견 내내 환한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 도전자인 바네사 브래드포드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알게 된 지 1주일밖에 안 됐지만, 그동안 경기 비디오를 본 결과 굉장한 인파이터입니다. 파워가 상당하죠. 테크닉도 지금까지 만났던 선수들보다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합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상대가 강할수록 더 강해지거든요.

■ 상대가 바뀌면 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하는데, 애로점은 없는가?

광복절에 붙을 상대였던 선수의 경우 아웃복싱 스타일이고, 이번에 붙을 선수는 아까도 말씀드렸듯 인파이팅을 즐겨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떤 형태의 복서든 모두 자신 있습니다.

■ WIBA 타이틀전 및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매치 이후 활동 계획은?

지난 2015년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페더급 타이틀을 반납한 후 슈퍼페더급에 도전해서 정상에 올랐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그 시절의 마음으로 한 체급 더 올려 라이트급으로 도전하고 싶습니다. 최고의 선수들과 붙어보고 싶습니다. 케이티 테일러와 타이틀 자리를 놓고 붙을 날도 곧 오겠죠?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한다.

저는 복싱을 정말 사랑합니다. 20전을 치르고 한 번도 지지 않았으면서도, 아직도 배울 게 많고 재밌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더욱 많은 기구의 챔피언이 되어, 복싱계의 김연아나 손흥민이 되고 싶어요. 침체됐던 복싱 열기가 저를 통해 다시금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훈 기자ifreeth@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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