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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관심도 순으로 살펴본 2015 이슈 톱5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5년 “그래도 새해에는⋯”

여러분들은 ‘다이나믹 코리아’에서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15년에 맞는 마지막 수요일입니다. 앞으로 이틀 뒤면 달력을 바꿔 걸어야 합니다.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여러분들은 ‘다이나믹 코리아’에서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2013년부터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슬프며 때로는 화가 나는 소식을 전해드린 씨넷코리아도 한 살을 더 먹습니다. 아이가 커 가면서 가장 말을 안 듣고 ‘웬수같은’ 시기가 바로 ‘미운 세 살’이라고 하죠. 하지만 씨넷코리아는 독자 여러분의 편에 서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여러 언론사에서 올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전망하는 기사를 내놓습니다. 씨넷코리아도 연말을 맞아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짚어봤습니다. 지난 1년간 씨넷코리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드린 소식 중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댓글을 달고 공유한 기사, 혹은 널리 퍼져나간 기사를 추렸고, 여기에 씨넷코리아의 독단과 편견을 더한 해설을 덧붙였습니다.

털리고 털리고 또 유출되고⋯

올 한해는 유독 보안 관련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각종 구매 정보를 교환하던 커뮤니티인 뽐뿌는 초보적인 방법으로 해킹당해 회원 정보를 털렸지만 관리소홀 명목으로 고작 벌금 1천500만원을 내고 면죄부를 얻었죠. 하지만 회원정보 해킹 이전에도 보안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술술 새나가는 일은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호텔 POS 컴퓨터에 설치된 악성코드때문에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투표한 2억명에 가까운 시민권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영국 해커는 중국 장난감 업체가 가지고 있던 500만 명이 넘는 개인정보를 엿보기도 했고요. 다만 외국 언론과 너무 빈번하게 인터뷰를 가진 게 탈이었는지, 이 해커는 그만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호텔 POS 컴퓨터에 설치된 악성코드때문에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 설치된 CCTV 영상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세계로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을 모았습니다. 엄연한 개인정보 침해 사례지만 CCTV를 판매하는 업체도 “손 쓸 방법이 없다”면서 손을 놓았고, CCTV를 운영하는 업체도 관리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사가 나간 이후에도 한국에 설치된 400개 가까운 CCTV가 여전히 우리 일상을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다소 황당한 보안 문제도 있었습니다. 리눅스 복구 콘솔에서 백스페이스 키를 스물 여덟번(발음에 주의하세요) 누르면 ID와 비밀번호 입력이 생략된다는 내용이었죠. 아직도 업데이트를 마치지 않으셨다면 얼른 확인해 보시고 업데이트를 마치시기 바랍니다.

어두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치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한국 국민의 개인정보, 특히 대포통장, 대포폰, 대포차 등 모든 범죄의 출발점인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없게 한 현행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것이죠. 이르면 2018년부터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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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컴퓨터에 이상한 프로그램이 깔렸어!

올 한해는 컴퓨터 제조 업체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용자에게 아무런 동의 없이 설치한 프로그램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죠. 이 분야에서 2관왕을 달성한 업체는 전세계 PC 시장 1위 업체인 레노버입니다. 레노버는 상반기에는 애드웨어의 일종인 슈퍼피시 비주얼 디스커버리를 설치했다가, 하반기에는 자동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레노버 서비스 엔진을 심었다가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델도 그다지 떳떳하지 못합니다. 고객지원을 위해 여러 소프트웨어를 미리 컴퓨터에 설치해 둔 것은 좋았지만 이 과정에서 잘못된 인증서를 설치해 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인터넷뱅킹 사이트를 위장한 웹사이트를 만들어도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결국 델은 백기를 들었습니다.

델은 보안상 문제가 있는 인증서를 설치했다 말썽을 빚었다.

삼성전자는 윈도우 8.1이 탑재된 컴퓨터에 윈도우 업데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배포했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도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삼성전자를 비판했죠. 이런 프로그램이 배포된 이유는 단 하나, 윈도우 업데이트를 통해 호환되지 않는 드라이버가 깔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 역시 이 프로그램을 삭제했습니다.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PC 제조사가 내놓는 해명은 한결같습니다. “고객 정보를 빼돌리거나 해킹 통로를 열 의도가 아니었으며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위험성은 낮지만 우려를 감안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삭제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오해였다” 식 해명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시나요? 우리가 화내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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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지옥반도 헬조선, IT도 남달랐다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각종 규제로 얼룩진 우리 인터넷 환경은 올해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윈도우10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걷어내고 새로운 브라우저인 엣지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은 “그래봤자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며 냉소어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윈도우10이 출시되면서 여러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은 일제히 허둥댔습니다. 윈도우10 출시를 며칠 앞두고는 “자신들의 서비스가 윈도우10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다운그레이드하고,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예약도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처사는 소셜미디어를 달궜습니다. 새해에는 다들 로비하실 생각들은 말고 ‘노오오력’들 좀 해 보시죠? 20대 병역 자원을 끌어가기 위해 OS X에서도 잘 돌아가는 웹사이트를 만든 병무청만큼만 말이죠.

윈도우10이 출시되면서 여러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은 일제히 허둥댔습니다.

‘전파인증 취소’라는 초유의 조치를 당한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한국레노버입니다. 국내에 처음 출시한 패블릿 ‘팹플러스’의 초기 물량이 소진되자마자 전파인증이 취소되어 국내 판매가 불가능해집니다. “괜찮습니다”라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이를 지켜본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모두들 “한국시장이 중요합니다”라고 립서비스 하지만 현실은 갑갑하기 그지 없습니다.

단통법의 위세도 대단했습니다. 휴대전화 판매점이 하루 아침에 과일가게로 바뀌고, 과다지원금 신고 포상금을 노리고 스스로 자기 가게를 신고하는 사기극까지 벌어졌으니 이게 바로 창조경제 아닐까요? 주말마다 전자상가에서 수육이 얼마인지, 현아가 춤을 몇 번 췄는지 암호처럼 주고 받는 선문답도 스릴이 넘치죠. 높으신 분들 보기에는 그림이 좋아 보이나 봅니다.

더 끔찍한 사실을 알려 드릴까요? 단통법 시행이 끝나는 2017년 10월 1일까지 앞으로 정확히 1년하고도 9개월, 2일이 남았습니다. 그냥 포기하는 게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헬조선’, ‘지옥불반도’ 답습니다. 그나마 이런 말도 안되는 법을 옆나라에서 수입한다는 소식이 ‘큰웃음 빅재미’를 안겨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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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격엔 못 사겠다고 전해라~”

월급과 용돈 빼고는 모든 것이 오른 지 벌써 몇 년째인지 모릅니다. 연말연시의 피할 수 없는 행사인 연봉협상에서는 동결이면 ‘선방’, 깎이더라도 ‘어렵고 힘들다’는 말에 씁쓸히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사람이 미래라더니 매몰차게 내모는 어느 회사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래도 우리는 다행”이라며 서로 안도합니다.

이렇게 주머니 사정이 박해지다 보니 자연히 쓰는 돈의 가치를 따지게 됩니다. 예전에는 마냥 신기하다고, 좋아 보여서 덥석덥석 비싼 값을 치르면서 사던 스마트폰도 여러 번 고민 끝에 “에이, 내년에 사야지”라고 망설이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다른 나라보다 비싼 아이폰6S 가격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럴까요, 샤오미는 지사 하나 없는 한국 시장에서 올 한해도 제법 장사를 잘 했습니다. 60인치 4K TV를 88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내놓기도 했고, 스테디셀러인 USB 보조배터리도 여전히 잘 팔렸습니다. 지하철에서도 샤오미 로고를 붙인 가짜까지 나돌 정도였으니까요.

샤오미는 지사 하나 없는 한국 시장에서 올 한해도 제법 장사를 잘 했습니다.

반면 누가 보아도 어이 없는 가격에 팔리는 제품은 입방아에 오릅니다. 이제는 시장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은 80GB SSD를 ‘소리가 좋아진다’며 80만원에 판다는 한 업체 관련 기사는 페이스북에서 입소문을 타고 1만명이 넘는 사람에게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싼 제품만 잘 팔리는 현상이 마냥 바람직한 것만은 아닙니다. 오픈마켓 등지에서 턱없이 싸게 팔리는 샤오미 보조배터리 뒤에는 여러 유통 업체들의 제살깎기 경쟁이 있고, 제조를 포기하고 샤오미 수입상으로 방침을 전환하는 국내 업체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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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申年에도 이러시면 안됩니다

지금 우리가 모니터 너머로 마주하는 온라인 세상은 오프라인과 전혀 단절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다 보니 여러가지 황당한 사건사고가 생기기 마련이죠. 어떤 일들이 있었나 잠시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20만원에 컴퓨터를 만들어 줬더니 돈을 떼먹은 도둑 취급을 받았더라는 인터넷 사건이 화제였지요. 컴퓨터 구조와 작동 원리를 공부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각종 PC 조립과 프로그램 설치, 스마트폰 최적화, 문제 해결에 시달리는 공대생들은 ‘기적의 공대오빠’에게 팀킬을 멈추라며 분노했습니다.

AMD가 큰맘을 먹고 만든 새 그래픽 드라이버, 크림슨 에디션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그래픽카드를 고장내는 사건을 터뜨렸습니다. AMD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는 것은 이미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압축프로그램 비교기사 댓글란을 전쟁터로 만든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물론 압축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체도 당혹스러워했습니다. 반면 당사자인 케이벤치는 예전 이용자들이 댓글을 달러 찾아와 동창회를 벌이고 있어 표정관리(?)가 쉽지 않다는 후문입니다. 다가오는 2016년은 부디 다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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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 해도 씨넷코리아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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