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사진은 어린이들의 문의전화에 답하는 미 공군 장병들과 군무원, 민간인 자원봉사자들)
60년 전인 1955년 12월 24일, NORAD(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전신인 CONAD(대륙항공방위사령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산타를 바꿔주세요”라는 황당한 전화였다. 근무자들은 처음에는 장난전화로 여겼지만 곧이어 수많은 전화가 걸려오면서 사령부 내부는 혼란에 빠졌다.
신문광고 실수로 탄생한 산타 추적 행사
알고보니 미국 콜로라도의 한 지방 신문에 시어스 백화점이 낸 광고가 원인이었다. “얘들아, 나한테 직접 전화하렴”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산타클로스가 웃는 그림이 그려진 전면광고였다. 문제는 이 광고에 실린 전화번호가 CONAD의 전화번호였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고심끝에(?) 시어스 백화점이 해체되거나, 혹은 사령부가 해체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당직사령이었던 해리 슈프 대령은 비범했다.
NORAD 공식 웹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당직 근무자들에게 “어린이들에게 전화가 오면 산타클로스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라”고 당부한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행사, ‘NORAD 산타 추적 프로그램’(NORAD Tracks Santa)의 시작이었다.
산타 추적을 돕는 첨단 IT 기술들
NORAD 산타 추적 프로그램은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마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수천 명의 자원 봉사자가 전세계에서 걸려오는 7만 통 이상의 전화와 1만 2천 통 이상의 이메일에 답한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997년부터는 특설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200개 이상의 나라에서 매년 900만 명 이상이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산타클로스의 현재 위치를 확인한다.
60주년을 맞은 올해 산타 추적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 아래 이뤄진다. 미국시간(태평양 표준시)으로 24일 0시(한국시간 24일 17시)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활용된다. 이 서비스는 최근 동시접속자 수 5만명을 기록한 ’2015 슈퍼 서울 콘서트’ 예매 웹사이트에도 쓰였다.
윈도우10에 탑재된 음성비서 서비스인 코타나로도 산타 추적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코타나가 서비스되는 지역에서 산타 클로스 위치를 물어보면 코타나가 이를 알려준다. 윈도우10에 탑재된 지도 앱으로도 현재 산타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지도 데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인 빙 맵을 이용한다.
NORAD 산타 추적 프로그램은 한국시간으로 24일 17시부터 시작된다.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산타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iOS용 앱과 안드로이드 앱, 윈도우10 앱으로도 추적할 수 있다. 미국에 살고 있다면 동부 표준시로 오전 여섯시부터 +1-877-446-6723으로 전화하거나 noradtrackssanta@outlook.com 에 메일을 보내서 산타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