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Photo courtesy of Ruliweb User XBOX∞)
“정식발매를 안하면 영문이나 일어니 마음을 비우겠는데,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차라리 (게임 사업에서) 철수했으면 좋겠어요. 슈퍼패미콤(닌텐도) 시절이나 플레이스테이션1 시절처럼 말이에요” 25일 오전 루리웹에 ‘오함마 구했네요……MSK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X박스360을 부순 사진을 올린 루리웹 이용자 ‘XBOX∞’의 말이다.
그는 씨넷코리아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4용 ‘배트맨 : 아캄 나이트’는 한글화 정식 발매되었는데 X박스원용 버전은 한글화되지 않았다. 너무 좋아하는 게임인 배트맨 시리즈마저도 한글화가 되지 않아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슬레지해머(오함마)를 이용해 집에 남아 있던 X박스360 한대를 처참히 부수고는 그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25일 15시 현재 조회수 2천회를 넘어섰고 40명의 추천을 받았다.
북미 고객지원팀은 ‘한글자막 들어간다’ 했지만…
사건의 발단은 ‘배트맨 : 아캄 나이트’를 판매하는 국내 유통사인 인플레이 인터렉티브의 발표에서 기인한다. 인플레이 인터렉티브측은 당초 플레이스테이션4용 게임은 자막 한글화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X박스원 한글화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어느 곳에서도 공식 답변을 못자 참다 못한 소비자들은 북미 X박스 고객지원팀에 문의해서 ‘한글 자막이 들어간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인터렉티브가 X박스원용 버전을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심의 신청한 버전이 영문판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X박스원 이용자들은 일제히 당황했다. 심지어 X박스원판은 예약판매도 진행되지 않았으며 디지털 다운로드로만 판매된다.
인플레이인터렉티브는 보도자료를 통해 “X박스원 버전 출시는 워너브라더스 게임즈 측과 협의중이며 협의 내용을 추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 키워라” vs. “시장이 작다?”
국내 정식 출시된 X박스원 게임 중 한글화가 된 게임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X박스 간판 타이틀인 ‘포르자 호라이즌 2′조차도 한글화되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이 꼽는 가장 유력한 원인은 바로 시장 규모다.
한국 콘솔 게임 시장에서 X박스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판매량을 집계하는 기관은 없지만 복수 유통업체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팔린 X박스원은 1만대가 채 못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가 15만대 가량 팔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10일 X박스 원 500GB 버전 정가를 44만 8천원으로 내렸지만 시장의 반응에는 큰 변화가 없다.
국내 X박스원 이용자들은 한결같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루리웹 이용자 ‘XBOX∞’ 역시 “시장 상황 떠나서 파이 키우려면 노력해야 하는데 서드파티 유통업체한테 딜을 하거나 설득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