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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스타링크' 흔들… 캐나다, 잇단 계약 해지

보조금 중단에 ‘정치적 역풍’ 맞아

(사진=CNET)

(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미국 씨넷은 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캐나다에서 잇따른 정부 보조금 철회로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일부 지방 정부는 스타링크 계약을 파기하거나 갱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미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씨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더그 포드 주총리는 지난 3월 스타링크와의 1억 달러 규모 계약을 전면 철회했다. 퀘벡주는 1억3천만 달러 규모의 기존 계약이 오는 6월 만료되며,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유콘 자치령도 가능한 많은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스타링크는 캐나다 오지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인터넷을 제공해왔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도마에 올랐다. 공익 옹호 단체 ‘공익 옹호 센터’ 제프 화이트 전무는 “머스크는 트럼프를 돕고 있는 한, 우리의 주권을 위협하는 존재”라며 “이 회사가 서비스를 지속할 자격이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최대 통신사인 벨 캐나다와 자회사 노스웨스텔은 스타링크가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양사는 스타링크가 캐나다 북부 외딴 지역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현재 캐나다에서 약 4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 이용 요금은 140 캐나다달러(약 14만 원)로 미국보다 높은 편이다.

이번 사태는 스타링크가 지난 2021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광대역 보조금 입찰에서 탈락한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스타링크는 요구된 인터넷 속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9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2024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해 1억3천200만 달러를 지출한 이후, 미국 정부는 스타링크에 최대 200억 달러의 농촌 광대역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처럼 북미 지역에서 정치적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은 스타링크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베트남은 4월 초 스타링크의 시범 운영을 승인했고, 방글라데시는 수입 관세 인상 직전 서비스를 허용했다. 브라질은 현재 운영 중인 위성 4,408기에 더해, 스타링크가 7,500개의 추가 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허가했다.

씨넷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스타링크가 단순한 기술 기업을 넘어, 국제 무역과 외교 관계 속에서 복잡한 이해관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hjy@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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