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박영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대폭 늘린다. 또 최근 부진한 중국 시장에서 중장기적인 판매 기반을 닦고, 아세안 등 신흥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22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2015년 0.9% 수준에서 올해 4.6%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사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5년 이후 연평균 48%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탄소배출 규제가 엄격해지고, 중국은 연비와 환경차 의무생산 규제까지 제시하는 등 글로벌 시장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26개 모델의 친환경차를 선보여 약 10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인 코나EV 등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모델로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수소전기차(FCEV) 등 완성차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련 인프라까지 아우르겠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이다.
구 전무는 "친환경차는 아직 판매가 미미한 수준이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에는 부정적"이라면서도 "증가 중인 친환경차 판매와 당사가 추진하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일 내에 환경차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 플랫폼은 부품 공용화와 통합 구매력 향상, 재료비 절감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수소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등 밸류체인을 확대해 다가올 수소사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약 100만 대 수준의 판매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전무는 "무분별한 판촉과 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판매 목표 달성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매 기반을 마련하는 게 더 우선"이라며 "생산 합리화, 딜러 유출 방지, 상품 경쟁력을 갖춘 신차 출시 등 세 가지 전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생산 합리화의 일환으로 중국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우수한 딜러 유출을 방지키 위해서 재고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올해 중국에서 출시가 예정된 'ix25', '쏘나타' 등 상품성이 높은 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량은 86만 대다.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국내 SUV 시장에서 흥행 몰이 중인 '팰리세이드' 판매를 통해 올해를 '턴어라운드(Turn-around)'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펠리세이드는 10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구 전무는 "펠리세이드는 올해 미국에서 3만 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초기 시장 반응을 고려하면 연간 7만~8만대 신규 수요가 전망된다"면서 "시장 점유율은 4%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펠리세이드 외에도 내년 이후 출시될 '엘란트라', '투싼' 등을 주력 모델로 육성할 것"이라며 "약 20%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세안(ASEAN·동남아) 시장 진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점별 수요에 맞춰 최적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공장 구축 계획 등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잠정 매출 26조9천664억원, 영업이익 1조2천377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30.2% 늘었다. 영업이익이 1조원 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 2017년 3분기(1조2천42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