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혜미 기자) 19세기 말 영화가 출현한 이후로 영상을 담는 네모난 틀은 대체로 세로보다 가로가 더 길었다. 때로는 일대일 비율의 정사각형 모양도 나왔고 간혹 높다란 교회 건물에서 상영되기 위해 세로형 영상도 있었지만, 영상은 가로 중심이었고 점점 더 넓어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흐름에 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몇 년 새 유튜브를 중심으로 뮤직비디오나 직캠 등 세로로 촬영해 세로로 편집한 세로형 동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동영상 소비가 늘면서 촬영 도구와 보는 도구가 일원화된 것이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삼성전자는 29일 서울 가로수길에 ‘새로보다’ 팝업스토어를 개장하고 기존 TV와는 달리 세로 방향의 스크린을 기본으로 해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TV ‘더 세로’를 선보였다.
더 세로는 세로 화면을 지원해 꽉 찬 화면으로 세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SNS나 쇼핑 사이트의 이미지 또는 영상 콘텐츠를 하단의 댓글과 함께 보는 경우에도 편리하다.
물론 가로 화면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콘텐츠가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전환되면 TV 화면도 가로로 회전시켜 기존 TV와 같은 시청 경험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43인치 크기로 디자인은 기존 TV와는 확연히 다르다. 단순하고 슬림한 외관에 모던한 네이비 블루 색상이 적용됐으며 뒷면까지 깔끔한 360도 디자인이 돋보인다.
스크린은 뒤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 형태다. 쇼파나 침대에서 편하게 TV를 볼 수 있도록 위한 최상의 각도라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사운드도 개선됐다. 4.1채널·60와트의 고사양 스피커가 탑재됐다.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뿐 아니라 삼성뮤직 등 다양한 온라인 음악 서비스도 연동해 즐길 수 있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이미지·사진·시계·사운드 월 등의 콘텐츠를 띄워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더 세로 목표 고객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에 걸쳐 태어난 인구집단)를 겨냥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도 젊은 감성이 있는 가로수길로 선택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구매력 있는 소비자 층이라는 판단에서다.
더 세로는 모바일로 콘텐츠를 즐기는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나온 결과물이다. 특히, 더 세로는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삼성전자 내부 조직 밀레니얼 커뮤니티에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임원진이 모여 회의를 할 때면 밀레니얼 커뮤니티 조직도 똑같은 내용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사장은 “생각보다 1인 가구 비율이 꽤 많다”며 “각자만의 자신의 콘텐츠를 즐기고 혼자 내 방을 꾸미기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세로는 어떻게 보면 개인화된 TV라고 볼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더 세로는 오는 5월말 한국에 우선 출시된다. 43인치 1개 모델로 출고가 기준 가격은 189만원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019년형 ‘더 세리프’·‘더 프레임’도 함께 발표했다. 새로 내놓은 제품 모두 Q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또 각각 55인치, 65인치 제품까지 선보이며 대형화면 라인업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