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조재환 기자)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장거리 주행 가능한 전기차들이 잇달아 시장에 출시되는 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충전이 문제다. 충전소는 늘어나지만 대다수 충전소의 충전기 수가 평균 1대~2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충전소에 다른 전기차가 충전중이면, 직접 기다리거나 다른 충전소를 찾아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로부터 스핀오프(독립)된 EVAR(에바)가 만든 카트형 충전기 ‘에바 카트’다.
에바의 EVAR은 ‘Electric Vehicle Advanced Recharging’을 뜻한다. 누구나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쉬운 충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에바가 가진 목표다. 특히 충전기 배터리는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
에바는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C-LAB’ 프로젝트에 자동 전기차 충전 로봇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QR 코드와 로봇 센서를 통해 알아서 충전해야 할 전기차를 찾아주고, 번호판에 로봇 호환형 충전구를 부착하면 자동 충전이 되는 방식이다.
에바는 좀 더 현실적이고 편한 전기차 충전을 이끌기 위해 직접 ‘에바 카트’를 만들었다. 올해 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초기 완성 제품을 약 두 달만에 내놓게 됐다.
사용 원리는 간단하다. 카트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스테이션이 별도로 마련됐는데, 충전 스테이션 하단부에는 카트의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단자가 있다. 이 전력은 카트 내부의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이동된다. 에바에 따르면 카트 내부의 100% 충전이 완료되면 최대 3대의 전기차 충전을 지원할 수 있다.
전기차 오너들은 아무 주차공간에 차량을 세운 다음, 에바 카트를 끌고 자신의 전기차 앞으로 가면 된다. 일반 백화점 카트처럼 누구나 쉽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밀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에바 카트가 전기차 앞에 등장하면, 사용자는 카트 선반 안쪽 충전기를 차량에 연결할 수 있다. 급속 충전이 아닌 완속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다.
에바는 앞으로 여러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8월부터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 ‘에바 카트’ 실용화를 위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에바 카트’의 크기가 다른 차량의 주차나 통행에 위협이 되지 않고, 실외에서 활용가능하도록 방수 및 방진 기능을 만들어 안전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훈 에바 대표이사는 향후 카트형 충전기가 활성화되기 위한 가장 큰 과제가 바로 규제 완화라고 이야기 한다.
현행법상, 개인 사업자가 별도 허가를 받지 않고, 별도 ESS(에너지 저장장치)를 통해 전기를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다. 에바 카트는 내부에 마련된 ESS 장치를 기반으로 전기차에 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규제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훈 대표는 “규제가 해결되기 위한 시간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기차 규제 특구 지역으로 선정되는 등 전기차에 대한 산업 발전이 적극적이다”며 해당 사업을 제주도에서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에바 카트 구동 영상을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 등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