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AMD가 9일(현지시간) CES 기조연설을 통해 7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Ⅶ 그래픽칩셋을 공개하고 올해 중순부터 출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AMD의 7nm 선점은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공정 미세화 경쟁에서 인텔에 앞섰다는 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경쟁사인 인텔은 10nm 기반 프로세서 '아이스레이크'를 올 연말에 출시하기로 한 상황이다.
AMD가 CES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근대 유명 화가의 이름을 따 개발명 '마티스'(Matisse)로 불리던 제품이다.
이날 공개된 시제품은 TSMC 7nm 공정에서 생산된 옥타(8) 코어 프로세서, 또 글로벌파운드리 14nm 공정에서 생산된 입출력 보조 칩을 한 패키지 안에 담았다. 모든 칩이 7nm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수율과 생산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또 프로세서 내부에는 배치에 따라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하나 더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헥사(16, 8+8) 코어 프로세서가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AMD는 이날 시연을 통해 프로세서 시제품이 현행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9900K와 거의 흡사한 성능을 낸다고 주장했다.
멀티코어 성능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인 시네벤치 R15를 이용해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시제품과 코어 i9-9900K를 현장에서 실행한 결과 라이젠 프로세서 시제품은 2023점, i9-9900K는 2042점을 기록했다. 두 프로세서 간 점수 차이는 4% 미만이다.
물론 이것은 한정된 범위 안에서 실행된 벤치마크이며 각종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등 실제 환경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새 프로세서가 출시될 때마다 소켓을 바꾸는 인텔과 달리 AMD는 오는 2020년까지 현행 AM4 소켓을 유지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따라서 기존 라이젠 프로세서 이용자들은 메인보드 바이오스 업데이트 등을 거치면 이론상 문제 없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다만 PCI 익스프레스 4.0을 활용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AMD는 7nm 공정에서 생산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올해 중순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AMD는 이날 7nm 공정에서 생산된 일반 소비자용 라데온 Ⅶ 그래픽칩셋도 함께 공개했다.
AMD는 이 칩셋이 이전 세대 그래픽칩셋에 비해 27%에서 62%까지 향상된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칩셋을 장착한 그래픽카드는 오는 2월 7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가격은 700달러(약 79만원) 선이다.
그러나 벤처비트에 따르면 엔비디아 젠슨황 CEO는 라데온 Ⅶ 그래픽칩셋에 대해 "인상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지 시간으로 9일 오전, AMD 리사수 CEO의 기조연설이 막 끝난 뒤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젠슨황 CEO는 "라데온 Ⅶ 그래픽칩셋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에 비해 실제 성능이 뒤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또 레이트레이싱이나 AI를 활용한 DLSS 등 기능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