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서동규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그랩(Grab)’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현지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EV)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기아차는 그랩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하는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공유경제 분야 핵심 플레이어로 급부상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랩에 2억5천만 달러(약 2천840억원)를 투자한다. 현대차가 1억7천500만달러(약 1천990억원), 기아차가 7천500만달러(약 850억원) 등이다. 1월 현대차가 투자한 2천500만달러(약 284억원)를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그랩에 대한 총 투자액은 2억7천500만달러(약 3천120억원)에 달한다.
투자 규모는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중 역대 최대치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현대·기아차가 신속하게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진입, 시장 선점 기회를 갖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지 유력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 공략 방식을 통해 자동차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동남아시아 내에서 판매 확대와 지속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전략 투자와 전기차 부문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는 전기자동차의 신흥 허브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완벽한 EV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협력 파트너사”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랩과 함께 동남아 주요국에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가동하고 동남아 공유경제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그랩 드라이버가 내년부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싱가포르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시행을 위해 현대자동차는 2019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최초 공급한다. 기아차도 향후 자사 전기차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랩 소속 운전자들은 그랩으로부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대여, 카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낸다.
3사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충전 인프라, 주행 거리, 운전자 및 탑승객 만족도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전기차 카헤일링 서비스의 확대 가능성과 사업성을 타진한다. 이후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현대·기아차는 그랩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 드라이버를 대상으로 유지 및 보수, 금융 등 EV 특화 서비스 개발도 모색할 계획이다. 또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된 전기차 모델 개발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업체 등 파트너들과 새로운 동맹체 구축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