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이만한 디스플레이에 막강한 성능, 미끈한 디자인까지. 가격에는 속이 쓰릴 수 있으나 기다린 만큼의 보람은 있다.
The BAD 이제 마음대로 저장공간 추가나 하드웨어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하다. 맘먹고 부하를 가하면 슬슬 경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줄평 많은 사람을 위한 제품은 아니지만 기다렸던 사람에게는 복음. 워크스테이션이 투박했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애플 아이맥 프로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DDR4 메모리, NVMe SSD를 장착한 전문가용 일체형 컴퓨터다. DCI-P3 광색역을 지원하는 5120×2880 화소 5K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터치 기능은 없다. 프로세서는 인텔 제온 8코어 프로세서를 시작으로 최대 18코어까지 선택할 수 있다. 메모리는 32GB부터, 저장공간은 1TB부터 선택할 수 있다.
USB 단자는 USB 3(USB-A) 4개, 썬더볼트3(USB-C) 4개 등 총 8개다. 제품에 포함된 매직키보드·매직마우스2는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하며 색상을 본체와 같은 회색으로 통일했다. 무상보증기간은 1년이며 가격은 인텔 8코어 제온 프로세서와 32GB 메모리, 1TB SSD 모델 기준 630만원이다.
무엇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
아이맥 프로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프로세서는 제온 W-2140B다. 고작(?) 8코어지만 일체형 PC에 적합하도록 전력 소모와 작동 클록을 조정했고 하이퍼스레딩을 통해 토털 16코어로 돌아간다. 동영상 인코딩이나 멀티트랙 오디오처럼 한꺼번에 처리할 일이 많이 몰리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일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쓰던 갖가지 프로그램을 돌려 보고 갖은 노력을 해 봐도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이 PC를 도무지 혹사할 수 없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3 위에서 돌아가는 윈도우10 PC에 선심 쓰듯 코어 하나를 떼어 주고 윈도우 업데이트를 돌려도 CPU 점유율은 10%를 넘지 않는다.
단 어도비 라이트룸 CC로 4천200만 화소짜리 RAW 파일을 불러와 현상하거나, 3D 모델링 툴인 Z브러시에 9천만 폴리곤으로 구성된 3D 모델링을 불러오는 순간 CPU 점유율이 무섭게 치솟는다. 단 그만큼 반응 속도도 빠르다. 예를 들어 라이트룸 CC에서 노출이나 색 온도, 노이즈 등을 조절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HDD 없는 순수 1TB
아이맥 5K에서 마지막까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은 바로 1TB짜리 퓨전 드라이브다. 자주 쓰는 파일을 알아서 옮긴다지만 SSD 용량이 고작 24GB다. 덩치 큰 동영상 파일 원본을 옮겨담는 순간 이 용량은 가득차고 만다. 프로급 영상을 처리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용량이었던 셈이다.
아이맥 프로는 기본 저장공간이 SSD 1TB다. 그것도 초당 최대 4GB/s를 찍어주는 초고속 제품이다. 이제야 좀 무언가를 마음놓고 편집할 수 있게 됐다.
단 1TB라는 공간 안에 작업을 마친 결과물까지 그대로 담아두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 원본과 결과물은 썬더볼트3를 쓰는 외부 스토리지나 NAS(네트워크 저장장치)로 지속적으로 옮겨 주는 것이 좋다. 용량이 모자라다고 커버 뒤를 뜯어서 시중에 나온 SSD를 추가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ARM 프로세서가 분담한 SSD 암호화
한 때 애플이 인텔 칩 대신 ARM 칩으로 돌아가는 컴퓨터를 만들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물론 이 소문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행히(?) 뜬 소문으로 남았다. 다만 윈도우 진영이 퀄컴 스냅드래곤으로 윈도우10 PC를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인텔 프로세서가 처리하는 작업 이외의 곁가지 작업을 ARM 칩으로 넘기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엿보인다. 맥북프로에는 애플워치에 들어가던 칩을 가져와 OLED 터치바를 제어하더니, 이번 아이맥 프로는 기본적인 컴퓨터 관리와 SSD 자동 암호화까지 떠넘겼다.
특히 프로세서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SSD 자동 암호화는 워크스테이션에 큰 의미를 지닌다. 중요한 데이터를 안심하고 담아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걸린 암호를 풀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써 보고, 그래도 안되면 HDD나 SSD를 통째로 떼어 내부 저장공간을 뒤지던 일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결론 :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맥 프로는 공개 후 만 4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있다. 지난 해 한 차례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업그레이드라 하기에도 차마 민망한 ‘없그레이드’였다. 대체 새 제품은 언제쯤 출시될런지, 아직도 그 행방이 묘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아이맥 프로는 애플이 아직 고성능 데스크톱 라인업을 버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대부분의 작업에서 차고 넘치는 5K DCI-P3 디스플레이는 기본에 8코어 16스레드 프로세서와 각종 고성능 부품이 한데 모였다.
워크스테이션급 프로세서와 ECC 메모리, T2 칩을 이용한 보안까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맥과 비교해도 따라 올 제품이 없다. 다시 말해 아이맥 최고사양 CTO로도 만족하지 못했던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모듈형 맥프로를 기다리던 이들에게도 탐나는 예고편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나 소프트웨어다. 당장 떠오르는 어도비 소프트웨어, 혹은 애플 소프트웨어를 제외하면 이 막대한 성능을 놀려두지 않을 막대한 물건이 얼른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게임을 잔뜩 구해와서 돌리며 위안을 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녕 이 아이맥 프로에 부트캠프라도 끼얹어야 할까.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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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 | 인텔 제온 W-2140B |
메모리 | DDR4 32GB (ECC) |
그래픽칩셋 | AMD 라데온 프로 베가 56 |
저장장치 | 1TB NVMe SSD |
디스플레이 | 27인치 광색역 IPS LCD |
해상도 | 5120×2880 화소 (217ppi) |
내장 카메라 | 페이스타임 HD |
네트워크 | 10Gbps 이더넷,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2 |
운영체제 | 맥OS 하이시에라(10.13) |
확장단자 | USB 3×4, 썬더볼트3×4 |
크기 | 65×51.6×20.3cm (스탠드 포함) |
무게 | 9.7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