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오는 21일부터 온라인몰과 전국 43개 주요 매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MR(혼합현실) 전용 헤드셋과 MR에 최적화된 윈도우10 탑재 PC·노트북이 판매된다. 특히 주요 매장에서는 제품 판매 뿐만 아니라 기기 체험까지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12월 열린 기술 컨퍼런스인 WinHEC 2016에서 MR을 즐기는 데 필요한 컴퓨터 최소 사양을 공개하고, 올 상반기에 공개된 윈도우10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에서는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10월 공개된 윈도우10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통해 MR 관련 기능이 정식 추가되었다.
국내에 맨 처음 선보이는 MR 헤드셋은 삼성전자가 10월 초 공개한 HMD 오디세이다. 3.5인치 AMOLED 디스플레이 두 개를 탑재하고, 110도의 시야각을 이용해 게임이나 360도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기술력이 탑재된 AKG 헤드폰으로 360도 공간 사운드도 들려준다.
기존 헤드셋에 비해 저렴한 가격
VR(가상현실)이나 MR 헤드셋이 드물거나 신기한 물건은 아니다. PC 기반 헤드셋으로는 오큘러스가 출시한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있다. LG전자도 스팀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올 상반기 공개한 적이 있다.
콘솔 기반 헤드셋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VR, 모바일(스마트폰) 기반 기기는 삼성전자 기어VR이 있다. 현재 오큘러스리프트는 399달러(약 43만원), HTC 바이브는 국내에서 98만원에 팔린다.
오는 21일부터 국내 판매되는 MR 헤드셋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HTC, 에이서, HP, 에이수스 등이 출시할 헤드셋은 299달러(약 33만원)부터 시작한다. MR 환경을 꾸미는 데 드는 비용을 그만큼 줄이면서 PC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앉거나 서서도 MR 체험 가능하다”
VR이나 MR은 시야가 헤드셋으로 가려진 상태에서 컨트롤러를 양 손에 쥐고 움직이기 때문에 몸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야가 차단된 상태에서 주위 사물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VR이나 MR 환경을 꾸미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기나 콘텐츠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20대 초반에서 30대 중·후반 연령층 중 여유있는 거주 환경을 가진 이들은 많지 않다.
15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영욱 부장은 “앞으로 출시될 MR 기기들은 주위 공간의 넓이에 따라 두 가지 모드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공간을 인지하는 기능을 내장했기 때문에 사무실처럼 좁은 공간에서는 그 자리에 앉거나 서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
내용일부에서는 VR이나 MR 등 가상현실 기술이 2010년대 초반 등장했던 3D TV처럼 사그라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편광 안경이나 셔터식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은 물론 비싼 TV를 새로 장만해야 하는데다 볼만한 콘텐츠가 지극히 적다는 점이 매우 닮았다.
올해 들어 오큘러스리프트나 HTC 바이브 등이 잇달아 본체 가격을 내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들이는 비용에 비해 막상 즐길만한 콘텐츠가 적고 그마저도 게임에 쏠려 있다 보니 많은 이들이 굳이 살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장홍국 전무는 “기존 VR 콘텐츠를 MR용으로 바꾸는데 기술적 장애 요인이 거의 없고 빠르게 기반을 흡수할 수 있을 것. MR에 특화된 앱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승연 부장도 “기존 3D 환경의 자원이나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MR용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MR 콘텐츠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