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갤럭시노트8이 한국시간으로 24일 자정 모습을 드러냈다. 2016년 야심차게 공개한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발화 문제로 두 차례 판매 중지 이후 단종되었고 해를 넘긴 7월에야 갤럭시노트FE로 다시 빛을 봤다.
2011년 IFA에서 첫 제품을 출시한 뒤 통산 일곱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노트8은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S펜으로 필기 기능을 처음 탑재하고 5인치 패블릿 시장을 처음 개척했지만 부침을 겪어야 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명예 회복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이제는 S펜을 뽑아볼 때가 됐다”
S펜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다른 스마트폰과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갤럭시노트 구입 후 한 번도 S펜을 뽑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S펜에 추가한 기능들은 이런 이들에게 S펜을 뽑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가된 라이브 메시지 기능은 S펜으로 필요한 부분만 캡처하는 스마트 셀렉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동영상 일부분을 애니메이션 GIF(움짤)로 캡처하는 기능은 물론 직접 S펜으로 제작해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제공한다.
인스턴트 메시지로 대화를 하다가 키보드에서 하트 모양 자판을 누르면 ‘라이브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다. GIF 파일 전송이 가능한 모바일 메신저라면 모두 이 기능을 쓸 수 있고 갤럭시 스마트폰 이외의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이 메시지를 볼 수 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작성할 수 있는 메모 장수도 최대 100장까지 확대됐다. 단어만 지원했던 자동 번역 기능도 이제는 긴 문장을 알아보고 39개 언어를 71개로 번역해준다.
듀얼 카메라는 늦었지만⋯
사진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주위 빛을 보다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경이 큰 렌즈와 이를 뒷받침하는 센서다. 그러나 내부 공간이 한정된 스마트폰 특성상 센서나 렌즈를 무작정 키울수는 없다. 노키아 퓨어뷰 시리즈처럼 극단적으로 사진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도 있지만 이는 특이 케이스에 속한다.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가 플래그십 모델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센서 크기는 크게 키우지 않으면서도 초점거리를 달리한 렌즈 두 개를 이용해 얻는 이점이 만만찮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찍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던 스마트폰 카메라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광학 줌이 그 중 하나다.
갤럭시노트8 역시 광학줌 문제는 물론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가 아니면 얻기 힘든 배경흐림(보케) 효과를 얻기 위해 듀얼 카메라를 달았다. 화소 수는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 모두 1천 200만 화소에 광학식 손떨림 억제(OIS) 기능을 탑재했다.
두 카메라를 활용한 기능 중 하나로 배경 흐림 정도를 촬영 이후에 자유롭게 조절하는 라이브 포커스, 그리고 듀얼 캡처가 있다. 특히 라이브 포커스는 배경 흐림 효과를 이용자 입맛에 맞게 조절해 한 번 찍은 사진으로 서로 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여전히 자동화에 머무른 빅스비 보이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갤럭시S8 출시 시점과 더불어 한국어 버전을 공개했고 7월에는 영어 서비스에 들어갔다. 갤럭시노트FE에도 빅스비 일부 기능이 제한적인 형태로 탑재되어 있다.
갤럭시노트8에도 빅스비 전용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일일이 화면을 터치하면서 조작해야 하는 여러 기능을 음성 명령 한 번에 처리해 주는 기능은 확실히 돋보인다. 예를 들어 빅스비 버튼을 누르고 ‘음식 사진’이라고 말하면 음식 모드로 전환해서 사진을 찍고 사진 앨범을 열어서 자동으로 추가해준다.
다만 빅스비 보이스 기능이 여전히 스마트폰 내부의 자동화 기능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 지원하는 언어가 한국어와 영어 뿐이라 그 폭도 상당히 좁다. 이와 관련해서는 10월 개최되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출시 시기와 가격은…
갤럭시노트8은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메이플 골드, 딥씨블루 등 총 네 가지 색상으로 9월 15일부터 전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9월 15일부터 휴대전화 요금 25% 선택약정할인이 실시되는데 이동통신사들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가 변수로 남아 있다. 국내 출고가 역시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