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1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쓰였던 어도비 플래시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어도비가 플래시 기술을 2020년 말까지만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어도비는 미국시간으로 2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최근 몇 년간 HTML5 등 표준 기술이 성숙했고 별도 플러그인이 필요했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며 “2020년부터 플래시 플레이어 업데이트와 보급을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어도비 플래시는 1996년 매크로미디어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던 기업인 퓨처웨이브를 인수해 ‘매크로미디어 플래시 1.0′으로 출발한 것이 그 시초다.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반짝이거나 펼쳐지고 소리가 나오는 메뉴 등 당시 기술로는 만들 수 없었던 역동적인 인터넷 사이트를 만드는데 널리 쓰였다. 이후 2005년 어도비가 매크로미디어를 인수하면서 플래시는 어도비의 기술이 되었다.
이처럼 오래된 기술인 플래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급격히 보급된 2010년 이후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따로 플래시 플레이어를 설치하지 않으면 웹사이트를 제대로 볼 수 없고 플래시 플레이어도 막대한 성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2011년 11월 어도비는 모바일 버전 플래시 플레이어 제공을 중단하고 보편성을 가진 HTML5 기술에 집중하기로 했다.
2010년 이후 플래시 기술은 보안 사고의 주범으로 비난받기 일쑤였다. 1년에도 몇 번씩 보안 취약점이 드러나고 어도비가 이를 패치하는 ‘숨바꼭질 게임’이 벌어졌지만 근본적으로 낡은 기술이라 한계가 있었다.
2015년 4월 발생한 클리앙 랜섬웨어 사건에서도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가 악성코드 유입 경로로 쓰였고 이탈리아 해킹팀 내부 정보 유출사건에서는 이들이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에 숨어 있던 미공개 취약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에도 플래시 플레이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는 플래시 대신 최신 웹브라우저에 내장된 HTML5 기술을 활용해 동영상을 재생한다. 또 플러그인을 설치할 필요 없는 웹 표준 기술을 활용해서 게임이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어도비가 2020년 이후 플래시 단종을 발표하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질라 재단 등 웹브라우저와 관련이 있는 수많은 기업이 이를 일제히 반겼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까지는 엣지 브라우저에서 플래시를 쓸 것인지 확인할 것이며 2019년부터는 기본적으로 플래시를 비활성화할 것이다. 2020년에는 윈도우에서 플래시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3년 전만 해도 PC 크롬 이용자의 80%가 매일 플래시를 쓰는 웹사이트를 방문했지만 지금은 고작 17%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줄고 있다”며 “크롬은 앞으로 플래시를 기본 상태에서 막아 놓을 것이며 2020년 말에는 플래시를 완전히 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모질라재단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9년부터는 기본적으로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플래시가 비활성화되며 플래시 보안 업데이트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파이어폭스도 이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