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김상연 기자) 기원전 490년, 40킬로미터를 달려가 “모두들 마음 놓으시오, 우리가 승리했습니다”라는 승전보를 남기고 숨을 거둔 그리스인 필립피데스. 그가 맨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곳이 바로 마라톤 평원이다.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 올림픽도 바로 필립피데스의 공적을 기려 시작됐다. 자신과 싸우며 42.195킬로미터를 달리는 고통스러운 경기지만 결승점에 이르렀을 때 느끼는 성취감 때문에 지속적으로 거리를 늘려가면서 도전하는 이들도 많다.
마라톤의 딜레마 “힘들고 재미없다?”
마라톤은 심폐지구력을 길러주고 칼로리 소모가 많아 여러모로 이로운 운동이다. 몸무게 70kg인 성인 남성이 5킬로미터만 달려도 피자 한 조각, 혹은 밥 한 공기 정도의 열량인 350kcal가 소비된다. 달리는 거리가 늘어날수록 몸 속에 쌓여있던 체지방을 태우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막상 마라톤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가로막는 것은 다름아닌 ‘두려움’이다. 코스가 너무 긴 것은 아닌지, 선택한 거리가 너무 벅찬 것은 아닌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서는 “다들 비슷비슷한 대회에 판박이라 몇 번 참여하다 보면 흥미를 잃기 쉽다”고 불만을 늘어 놓는다. 비슷한 포맷에 비슷한 참가 기념품이 식상하다는 것도 단골로 나오는 불만 중 하나다.
초보 마라토너를 위한 징검다리 대회
오는 5월 20일 열리는 IT 마라톤 대회, 제4회 웨어러블런은 꽤 이질적인 행사다. 기록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혹은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스스로 측정하는데다 가장 흔한 기념품 중 하나인 티셔츠도 주지 않는다. 좀 뛰어봤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게 마라톤이냐”라는 볼멘 소리를 할 만도 하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웨어러블런의 노림수다. 모아두면 뿌듯한 티셔츠나 성적 확인에 필요한 기록칩도 물론 중요하지만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그 비용을 실용적인 기념품과 경품으로 돌렸다. 단 기념 메달이 가지는 의미를 감안해 이번 대회부터는 메달도 준다.
대회 컨셉도 치열하게 기록을 다투는 대회가 아니라 ‘마라톤 초보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정했다. 10킬로미터 미만만 달리다 조금 더 먼 거리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매번 웨어러블런에 참여해 자신감을 얻는다. 말하자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대회인 셈이다.
재미를 추구한 웨어러블런 “클럽 입장권까지?”
웨어러블런은 2015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에 4회를 맞은 걸음마 단계 행사다. 그러나 성장세는 예사롭지 않다. 2016년 두 번 열린 행사를 통해 4천명 이상이 모였고 마라톤 동호회에도 제법 이름을 알렸다. 자칫 무미건조해지기 쉬운 달리기 대회에 ‘재미’를 더했기 때문이다.
달리거나 걸어서 결승점에 도착한 웨어러블런 참가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바로 ‘칼로리 럭키박스’다. 스마트밴드와 블루투스 스피커, 스마트폰 거치대, 태블릿 수납용 슬리브와 스마트 저울, 블루투스 이어폰에 무선충전 패드, 블루투스 헤드셋과 노트북 가방, 스트리밍 상품권 등 IT 관련 상품을 지급해 인기가 높다.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간단한 체험에 참여하면 주는 선물을 챙기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젊은 층을 겨냥해 이태원 라운지 클럽, 하우스밍 이용권을 선착순 500명에게 나눠주고 저녁부터 참여 업체 관계자를 위한 네트워킹 파티도 진행할 예정이다.
제4회 웨어러블런 코스는 총 10킬로미터이며 여의도공원 이벤트 광장에서 출발해 양화한강공원까지 달린 뒤 반환점을 찍고 되돌아온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뛰었을 때 약 1시간 20분, 걸었을 때 1시간 50분이 걸린다. 오는 5월 20일 서울 여의도공원 이벤트광장에서 열리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씨넷코리아 웨어러블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