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이제는 비나 음료수의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된다. 엄지가 닳도록 스크롤하는 수고도 조금은 줄었다.
The BAD HDR 기능을 활용할 콘텐츠가 아직은 마땅치 않다. 뒷면 곡선 디자인이 썩 매끄럽지 않다.
한줄평 평범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에 끌리는 스마트폰. 티 안나게 도전정신을 발휘하기란 이렇게 힘들고 험난하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LG전자 G6(이하 G6)는 LG전자가 MWC 2017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5.7인치 18:9 비율 풀비전 디스플레이(2880×1440 화소)와 퀄컴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LPDDR4 4GB 메모리를 장착했다.
국내 출시 모델은 64GB 단일 용량이며 마이크로SD카드를 장착해 최대 2TB까지 추가로 쓸 수 있다. 광대역 LTE와 VoLTE(보이스오버LTE), CA(주파수집성), HD DMB를 지원하며 국내 모든 이동통신사에서 VoLTE 이용 통화가 가능하다.
카메라는 전면 광각 500만 화소이며 후면은 일반/광각 모두 1천300만 화소다. 배터리 용량은 3,300mAh이며 퀄컴 퀵차지 3.0을 지원해 충전 시간을 줄였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7.0(누가)이며 18:9 비율에 맞는 인터페이스를 내장했다.
잡음을 거를 수 있는 쿼드 DAC를 내장해 고해상도 음원이나 무손실·손실 압축 음원을 밀도있게 재생한다. 3.5mm 이어폰잭을 이용해 기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무게는 이전 제품인 G5보다 4g 늘어난 163g이며 출고가는 89만 9천800원.
엄지가 닳도록 스크롤하던 과거는 그만
대각선 길이 5.7인치(146mm)라는 숫자가 위압감을 줄 수는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착시현상에 가깝다. 실제로 손에 들어보면 넥서스5X나 G5와 큰 차이가 없다. 2K 화면에 위·아래로 160 픽셀씩을 덧붙여 만든 18:9 화면은 긴 인터넷 페이지나 웹툰을 볼 때 스크롤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반면 4K TV에서 보던 HDR 기능인 돌비 비전의 진가를 실감하기는 쉽지 않다. HDR이 적용된 영상이나 앱이 드물기 때문이다. 아쉬운대로 자연 경관을 담은 시연 영상을 재생해 보니 들뜨거나 색 포화가 적은 풍부한 색감의 화면이 나타난다. OLED가 아닌 LCD에서 이 정도의 표현이 가능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디스플레이보다는 디자인 그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다. 조작할 영역이 늘어나면서 한 손에 들고 쓰다가 떨어뜨릴 위험도 그만큼 커진 것이다. 특히 화면 위나 화면 아래를 조작할 때 한 순간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 있다.
사실 고백하자면 지하철 역사 안에서 누군가 툭 치는 바람에 제품을 떨어뜨린 적이 있다. 지면 1미터 높이에서 화면이 바닥을 향한 채로 떨어져 두어 번 공중제비를 돌았지만 화면이 깨지는 불상사는 면했다. 다만 잘 보이지 않는 구석의 흠집이 훈장처럼 남았다.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듀얼 카메라
G5에 처음 등장한 듀얼 카메라는 당시만 해도 획기적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광각 카메라 품질이 떨어지고 망원과 광각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었다. G6는 센서는 같지만 화각만 달리한 1천300만 화소 카메라 두 개로 이런 점을 보완했다.
카메라 화소 수가 소폭 줄었지만 새끼 손톱보다 작은 센서로 사진을 찍는 현실상 무조건 화소수만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적정 화소수를 유지하면서 어두운 곳에서 화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직사광선이나 일몰, 혹은 야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진을 찍어 본 결과 G6의 카메라는 G5보다 훨씬 즐겁고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카메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연사 촬영 기능을 이용하면 GIF 아이콘이 자동으로 나타나 움짤을 만들어 주는 것도 재미있다.
다만 1천300만 화소짜리 사진을 곧이곧대로 움짤로 만들어버리는 패기(?)는 조금 곤란하다. 몇 초 안되어도 상당한 용량을 쓰는 애니메이션 GIF 파일이니 해상도나 크기 정도는 따로 설정하게 해 주는게 낫다. 또 전면에 광각 카메라를 넣다 보니 품질이 500만 화소 급으로 떨어지는 건 셀피를 강조하는 요즘 추세와는 좀 거리가 있다.
결국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지극히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한 줄 소감부터. 소니와 아스텔앤컨은 긴장하는 게 좋다.
물론 가격표 숫자 일곱 자리를 훌쩍 넘어서는 ‘오디오 플레이어’의 소리를 부정하는 게 절대 아니다. 좋은 음원에 고품질 회로와 밸런스드 출력, 여기에 고성능 헤드폰을 동원해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어떤 지경일지는 누구나 안다.
그런데 오디오 플레이어를 따로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스마트폰 한 대로 ‘때우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G6가 오디오 플레이어를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음 분리도나 각종 악기가 사라질 때 깔끔하게 사라지는 여운의 맛, 그리고 여러 악기 소리가 따로 또 같이 한 단 한 단 쌓이며 전달되는 소리 등을 감안하면 G6의 소리는 적어도 2017년 출시된 스마트폰 중 원톱이다. 3.5mm 이어폰잭에 꽂을 수 있는 3만원짜리 이어폰으로도 그 차이는 명확하다.
결론 : 1년 전에 이 제품이 나왔더라면⋯
G5가 친구들을 동원해 벌인 실험은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웠다. 그러나 24개월 약정을 안고 쓸 스마트폰 선택에 고민하는 소비자에게는 자이로드롭 앞에 줄을 설 때만큼의 고민과 용기를 요구했다. 그리고 1년만에 돌아온 G6는 지나치게 평범해 보인다. 재미가 없다.
과연 그런가. 이런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은 ‘풀비전 디스플레이’ 덕에 의외로 답하기 쉬워졌다. 위·아래로 160 픽셀씩 늘린 상대적으로 안전한(?) 실험, 그리고 모바일 디스플레이에서 찾기 힘든 돌비 비전과 HDR 지원은 영상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32비트 DAC도 의외로 쓸만하다.
다시 말해 보고, 듣고, 찍는 세 가지 요소에 중점을 둔 탓에 크게 티가 나지 않을 뿐 절대 평범하지 않다. 물론 방진·방수 기능이나 HDR처럼 자잘한 실험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 정도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회전목마나 디스코 팡팡 정도다. 오히려 방진·방수 기능은 늦은 감이 들 정도다.
역사와 과거에 가정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LG전자가 1년 전에 이런 제품을 투입했다면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남들만큼만’, 혹은 ‘중간만큼만’ 따라가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LG전자가 어렵게 깨달은 결과물이 G6로 보인다. 그래서 더 아쉽다.
▶︎ 사진 샘플 원본 다운로드 : https://1drv.ms/f/s!Aj8f0v7tesPMl1f368OdytTpn2iG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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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M-G600S/K/L | 프로세서 |
퀄컴 스냅드래곤 821 | 메모리 |
LPDDR4 4GB | 그래픽칩셋 |
퀄컴 아드레노 530 | 저장장치 |
64GB UFS | 외부 저장장치 |
마이크로SD, 최대 2TB | 디스플레이 |
5.7인치 풀비전 (565ppi) | 해상도 |
QHD+(2880×1440 화소) | 지문 인식 |
전원 버튼에 통합 | 유심 |
나노 유심 | 전면 카메라 |
광각 500만 화소 | 후면 카메라 |
일반/광각 1,300만 화소 | 네트워크 |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NFC | 이동통신 |
GSM, WCDMA, LTE(FDD/TDD) | VoLTE |
국내 3사 지원 |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7.0(누가) | 연결단자 |
USB-C (QC 3.0 지원) | 배터리 |
3,300mAh 일체형 | 방진·방수 등급 |
IP68 | 크기 |
148.9×71.9×7.9mm | 무게 |
163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