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미 CIA(중앙정보국)가 PC,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모든 기기에 대해 전방위 해킹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위키리크스가 미국시간으로 7일 관련 내용을 담은 CIA 내부 자료 8천761건을 1차로 공개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이 문서는 CIA 사이버정보센터 내부에서 비밀리에 쓰이던 자료다. PC나 스마트폰을 공격할 수 있는 바이러스와 악성코드 등이 가득하다. 그러나 CIA가 이 자료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고 미국 정부에 고용되었던 해커나 관련 업체 사이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자료 역시 이들 중 한 명이 제보한 것이다.
위키리크스가 ‘이어 제로’(Year Zero)라는 이름을 붙이고 1차로 공개한 정보 안에는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애플 맥OS(OS X) 등 다양한 운영체제와 기기를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이 실려있다.
폭로된 자료 중에는 스마트TV 이용자가 충격받을 만한 내용도 있다. 스마트TV 운영체제를 해킹한 다음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주위 음성을 녹음해 CIA 서버로 자동 전송하는 악성코드인 ‘위핑 엔젤‘이다.
CIA가 표적으로 삼은 스마트TV는 2013년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TV, F8000이다. 이 제품은 스마트TV 구현에 필요한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작은 박스에 담은 다음 성능이 향상되거나 새 기능이 추가되면 교체할 수 있는 에볼루션 키트를 처음 적용했다.
CIA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애썼다. 현재 왓츠앱이나 텔레그램, 웨이보 등 대부분의 모바일 메신저가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기능을 기본 내장하고 있지만 음성 신호나 메시지가 암호화되기 전에 이를 빼돌리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위키리크스는 문서나 자료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있는 이름은 숫자로 구성된 ID로 바꾸고 IP 주소도 가린 채 공개했다.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등 관련 내용도 현재는 다운로드할 수 없는 상태로 바꿔 놓았다. 문서 내용이 방대한 만큼 보안 업체나 전문가의 분석이 나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