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사진은 HP코리아 PC부문 소병홍 상무)
“오는 2020년이면 전체 노동 인구 중 절반이 198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로 채워진다. 이들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일하기보다는 인터넷이 연결된 곳 어디서나 제약 없이 일하고 싶어한다. 업무용 노트북도 이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2일 기업용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등 신제품 4종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HP코리아 PC부문 소병홍 상무가 이렇게 설명했다.
튼튼해도 무거워서는 안된다?
HP가 그동안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위해 만들었던 간판 제품, 엘리트북은 튼튼함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무게나 두께처럼 휴대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조금 양보하더라도 망가지지 않는 제품을 원했던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0년 SSD만 장착하고 과감하게 두께를 줄인 애플 맥북에어가 등장하고, 뒤이어 2011년 인텔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인 ‘울트라북’을 들고 나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업무용 노트북도 가벼워지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불과 5년 사이에 사무실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카페에서 노트북 한 대만 들고 일하는 코피스족은 더 이상 드물지 않다. 책상에서 회의실로, 회의실에서 책상으로 옮겨다니며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문인식·스마트카드 인증 결합, 바이오스도 지킨다
HP코리아가 2일 공개한 엘리트북 x360은 화면을 360도 회전시켜 쓸 수 있는 윈도우10 투인원이다. 두께는 14mm, 무게는 1.2kg으로 들고 다니기 무리가 없다. 겉보기에는 일반 소비자용 제품인 스펙터 x360과 큰 차이가 없지만 노트북을 업무에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요긴한 기능이 다수 들어있다.
노트북 바이오스가 PC 오류나 악성코드로 변조되면 자동으로 복구해 주는 기능이 포함되었다. 지문인식 센서를 적용해 비밀번호 입력 없이 윈도우10 로그인이 가능하지만 필요하다면 스마트카드까지 꽂아야 로그인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
카페에서, 혹은 기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반길 기능도 있다. 작업하는 내용이 뒤에서 내려다 보는 사람이나 옆에 있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도록 시야각을 좁혀주는 슈어뷰 기능이다. 항상 화면을 어둡게 만드는 편광필터와 달리 필요할 때만 끄고 켤 수 있다.
업무용 PC에도 모듈형 구조를⋯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보면 데스크톱PC보다 노트북이 항상 더 많이 팔린다. 주된 이유는 바로 책상이 차지하는 면적 때문이다. 사무실 공간은 날로 줄어드는데 사과박스 하나만한 본체와 큰 모니터,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올려 놓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HP코리아가 같은 날 함께 공개한 엘리트 슬라이스는 본체가 차지하는 공간을 대폭 줄였다. 커다란 직사각형 본체 대신 작은 본체에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만 연결하면 된다. ODD나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본체 아래 간단히 끼우기만 하면 바로 기능이 확장된다.
다만 데스크톱PC와 모듈형 구조를 결합한 이런 시도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레노버가 2015년 노트북과 USB 3.0으로 연결되는 씽크패드 스택 시스템을 공개한 적이 있지만 이를 실제로 구매한 소비자는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