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올 상반기 LG전자 라인업을 책임질 스마트폰, G6가 26일 저녁 산 호르디 클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영원한 맞수,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언팩을 3월 말로 미루면서 MWC 2017 기간에 선보인 첫 번째 스마트폰이 됐다.
G6의 각종 기능이나 성능은 그동안 꾸준히 흘러 나왔던 여러 소문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5.7인치 18:9 디스플레이에 방진·방수 기능, 그리고 광각과 망원에 차이가 없는 1천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가 눈길을 끈다.
가지 않았던 길 1. 풀비전 디스플레이
G6에는 LG전자가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풀비전’이라는 이름까지 따로 붙인 5.7인치, 18:9 디스플레이도 그 중 하나다.
사실 현재 LCD 디스플레이에 추가로 적용 가능한 기술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성숙한 기술이며 정점에 와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안드로이드 7.0(누가)을 통해 정식 기능으로 투입된 멀티태스킹에 특화된 18:9 디스플레이로 차별화를 노렸다.
다만 화면을 키우는 것이 반드시 장점만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한 손으로 잡고 쓰기 어려워진다는 양면성도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인체공학을 연구하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안드리스 프레이벌즈 교수팀을 통해 이용 편의성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안드리스 프레이벌즈 교수는 “G6가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한 손으로 잡기 쉽다.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72mm 폭에 맞췄고 화면 하단에 7.5mm 베젤(테두리)을 확보했다. 또 이용자가 원하지 않는 오조작을 불러오는 엣지 스크린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재 널리 쓰이는 HDR 기능 두 개를 동시에 탑재했다. 4K TV에 널리 쓰이는 규격인 HDR10과 함께 그동안 TV에서만 쓰이던 돌비 비전 기능도 스마트폰에 처음 가져왔다. 넷플릭스와 아마존도 오늘부터 스마트폰용 돌비 비전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가지 않았던 길 2. 배터리 일체형
G6는 그동안 꾸준히 흘러 나오던 소문대로 옵티머스G 이후 5년만에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으로 되돌아갔다. 필요할 때마다 쉽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던 기존 G시리즈의 장점은 사라졌지만 방진·방수 기능을 투입했다.
G6의 방진·방수 등급은 IP68로 일반 소비자용 스마트폰이 지닐 수 있는 최고 등급이다. 1.5미터 깊이 민물에서 최대 30분까지 버틴다. 여기에 3.5mm 이어폰잭도 그대로 남겨 기존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별도 어댑터 없이 그대로 쓴다.
방진·방수 기능과 함께 메탈 테두리를 이용해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쳤을 때 화면이 깨질 위험을 줄였다. 외부에서 온 충격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모서리도 둥글게 다듬었고 회로의 집적도가 높은 부품과 기판 등은 직접 충격을 받지 않도록 가장자리로부터 멀리 배치했다.
히트파이프 이용해 내부 열 분산시킨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불안과 의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배터리 일체형 기기는 배터리 문제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분리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6에 탑재되는 3300mAh 배터리에 20개 항목이 넘는 안전성 관련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혔다. 프로세서에서 발생하는 열은 구리 소재 히트파이프를 이용해 빼내고 LCD 화면을 제어하는 칩도 프로세서와 멀리 떨어뜨려 영향을 받지 않게 했다.
남아 있는 유일한 문제는 ‘신뢰’
LG전자는 ‘진정한 다음 세대 스마트폰’이라며 G6를 추어올렸다. 많은 전문가와 외부 인사를 불러와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힘을 주려 했다. 공정을 개선해 불량률도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믿지 않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최근 1년간 LG전자의 행보에 불신을 품은 탓이다. 모듈형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었던 G5는 개발자를 초청하며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넓히겠다고 선언했지만 1년도 채 안되어 이를 스스로 뒤엎었다.
여기에 불과 2년 전 출시된 스마트폰인 V10과 G4도 안드로이드 6.0(마시멜로) 이상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G6는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는 역할까지 짊어지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