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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이동통신 5G, 무엇이 달라지나

지연 시간 10분의 1로, 속도는 10배로…

평창 올림픽에서 활약할 새로운 이동통신 기술인 5G에도 관심이 쏠린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까지 앞으로 1년여가 남았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199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이자 국내 최초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다.

특히 평창 올림픽에서 활약할 새로운 이동통신 기술인 5G에도 관심이 쏠린다. 5G는 현재 널리 쓰이는 3G·LTE 기술을 대신해 이르면 오는 2020년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동차, 가전제품 등 모든 기기에 쓰이게 될 전망이다.

얼마 전 끝난 CES 2017에서는 인텔이 5G 통신이 가능한 모뎀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5G는 현재 쓰이는 3G·LTE 기술보다 무엇이 뛰어나고 어떻게 쓰일지 정리해 봤다.

Q) 5G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A) 말 그대로 제5세대 통신 규격이라는 뜻을 담았다. 단 지금 쓰이고 있는 LTE 기술은 정확히는 4G(4세대) 기술이 아니다. LTE(Long-Term Evolution, 장기적 진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확히는 3G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징검다리 격이다. 3G 시절의 주파수를 상당 부분 그대로 쓰고 있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러나 여러 이동통신사가 ’4G’(4세대)라고 부르는 바람에 모두들 암묵적으로 ’4G=LTE’로 여기고 있을 뿐이다. LTE 도입 전에 쓰였던 3G(WCDMA) 기술은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이 규정한 제 3세대 기술이다.

5G는 LTE와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이다.

Q) 5G가 지금 쓰이는 LTE보다 어떻게 뛰어나다는 것인가?

A) 5G는 3G 기술의 발전상에서 속도를 끌어올린 LTE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예를 들 수 있는 것은 지연시간이다.

2017년 1월 현재 서울 도심에서 벤치비 등 속도 측정 앱을 이용해 확인해 보면 3G의 지연 시간은 약 60ms, LTE는 약 30ms 내외를 기록한다. 100Mbps 회선에 연결된 유무선공유기에서 측정할 경우 10ms 미만이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3배에서 6배 정도 차이가 난다.

5G의 목표는 지연시간을 현재 LTE의 1/10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선으로 인터넷을 쓸 때와 거의 차이 없는 쾌적한 환경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것이다.

Q) 속도는 얼마나 빨라지나?

A) 2016년 하반기 이후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으로 사람이 몰리지 않는 한적한 시간대에 속도를 측정해 보면 150Mbps를 넘기는 광경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이 정도만 되어도 풀HD·2K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러나 5G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대 5Gbps까지 속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재 가정에 보급된 기가 인터넷(1Gbps)의 다섯 배 속도이고 SATA3 방식 SSD의 최대 전송속도와도 맞먹는다.

요즘은 아무도 PC에 3.5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꽂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는 PC에 랜선을 꽂는 일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영화 한 편 다운로드가 순식간에 끝날 것이다.

Q) 왜 이렇게 빨라졌나?

A) 5G가 쓰고 있는 기술을 보면 와이파이 최신 규격인 802.11ac/ad에 널리 쓰이는 기술이 여럿 투입된 것을 알 수 있다. 빔포밍이나 MIMO 같은 기술이 좋은 예다.

빔포밍은 통신을 하려는 기기가 있는 방향을 판단해서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파를 보내 수신률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MIMO는 전파를 주고 받는 안테나를 여러 개 달아서 잡음은 걸러내고 보다 넓은 대역폭으로 통신하도록 도와준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기술이 투입되어 속도가 더 빨라질 예정이다.

Q) 스마트폰 배터리가 더 빨리 닳지 않을까?

A) LTE 스마트폰이 국내 처음 등장하던 2011년만 해도 반나절도 안되어 배터리가 바닥난다는 아우성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이런 일이 5G 스마트폰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사실 이것은 세대 교체가 늦었던 퀄컴 스냅드래곤 S3 칩의 성능이 떨어져서 일어난 일이기도 했다. 갤럭시노트만 해도 엑시노스 칩을 쓴 3G 버전의 발열이 더 낮고 배터리도 오래 갔다. 당시만 해도 LTE 모뎀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퀄컴 밖에 없었다는 속사정도 한 몫 했다.

5G 표준을 정하는 업계 단체인 3GP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이용 시간을 늘려야 하는 기기는 여기에 맞게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규격을 만들 예정이다. 5G 통신 가능한 칩을 만들 수 있는 업체도 상당히 늘어났다.

LTE 초기 나온 스마트폰과 달리 배터리 소모 문제도 줄어들 전망이다.

Q) 이렇게 빨라지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A)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서버에 있는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인 지연시간을 5G가 해결해 주면 콘솔 게임기를 집에 놓고 쓰던 것이 옛날 일이 될지도 모른다.

요즘 주목받는 기술인 자율주행차에도 5G 통신기술은 필수다. 자동차 안팎에 설치된 카메라를 멀리 떨어진 서버에 실시간으로 전달해서 교통량 파악에 도움을 주고 간발의 차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5G는 우리의 목숨을 구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큰 부상을 입고 헬리콥터로 이송되는 환자의 상태를 각종 센서와 영상을 통해 파악하고 환자가 도착하기도 전에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5G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Q) 현재 어떤 회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가

A) 인텔은 2015년 아이폰6s에 처음으로 LTE 모뎀칩을 공급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는 CDMA 기술이 필요 없는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에 탑재되는 아이폰에 인텔 모뎀이 들어간다.

인텔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서버부터 통신망, 그리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비까지 모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맹주 노키아도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노키아가 실패한 회사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사실 노키아는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는 네트워크 장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회사다. 2016년 12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수서고속철도의 비상용 통신망에도 노키아 기술이 쓰였다.

인텔이 개발한 5G 통신용 모듈. LTE(4G)와 5G를 이 칩 하나로 모두 처리한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는 퀄컴도 5G 시장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설령 인텔이 5G 통신용 모뎀칩을 개발한다 해도 3G와 LTE 관련해서 막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 퀄컴의 영향력을 피해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

여기에 3G 시절부터 통신용 모뎀 칩을 자체 개발해온 삼성전자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홈 어드밴티지’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6년 하반기 KT 5G 시연에도 삼성전자 기술이 쓰였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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