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한국레노버가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을 내장한 스마트폰, 레노버 팹2 프로를 오는 6일(화) 국내 출시한다. 2016년 11월 미국 내 발매 이후 한 달만이다.
레노버 팹2 프로는 스냅드래곤 652 프로세서와 6.4인치 QHD(2560×1440 화소) 디스플레이, 4GB 메모리, 64GB 저장공간을 갖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탱고 기술을 탑재한 앱을 설치한 다음 후면 카메라로 주위 사물을 비추면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구형 프로세서? “기술 검증 과정에서 늦어졌다”
팹2 프로는 2016년 1월 레노버가 증강현실 기술을 담은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힌지 6개월이 지나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 발매는 제품 공개 뒤로 5개월이나 지난 11월부터다. 짧으면 3개월, 길어도 반 년만에 신제품이 나오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보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 빛을 봤다.
출시가 늦어지면서 내부에 탑재된 부품들은 결과적으로 한 세대 뒤처졌다는 의견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내장된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 652다. 이 프로세서는 2015년 4분기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A9 2016 등에 탑재됐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도 아직 6.0(마시멜로)이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팹2 프로 하드웨어는 조기에 개발되었지만 구글 탱고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출시가 지연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 역시 “팹2 프로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652 프로세서는 탱고 기술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스냅드래곤 810과 비슷한 정도의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국내 이용 전혀 문제 없다”
화웨이와 달리 레노버는 아직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도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2017년 4월 이후 결정된 사항이 있으면 밝히겠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런 레노버가 국내 시장에 출시한 스마트폰은 사실 팹2 프로가 두 번째다.
첫 번째 스마트폰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석연치 않은 결정으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던 팹플러스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이나 KT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에서도 통화가 가능해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팹플러스의 인증을 돌연 취소했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팹2 프로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LTE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며 음성통화 핵심 기능인 VoLTE(보이스오버LTE)도 모두 지원한다. 국내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초기 수요는 개발자들 “검증용 기기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탱고 카테고리에 올라온 앱은 총 22개다. 사물의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메저’, 실제 공간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가상 강아지를 키우는 게임 ‘레이즈’ 등 대부분이 외산 앱이다. 아직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만든 앱은 등록되지 않았다.
5일(월) 팹2 프로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부 게임 개발사들이 이미 공개된 탱고 API를 이용해 관련 게임이나 콘텐츠를 개발해 놓았지만 실제로 작동이 가능한지 확인하지 못했다. 실제로 이를 실행해 볼 수 있는 단말기인 팹2 프로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도 “그동안 개발했던 증강현실 콘텐츠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한 개발자들이 팹2 프로 구매에 대거 나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6일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팹2 프로의 가격은 59만 9천원으로 매겨졌다. 세금을 제외한 미국 내 판매 가격인 499달러(한화 약 58만 5천원)와 거의 비슷하다. 6일부터 G마켓 특설 페이지에 접속하면 3만원 할인 쿠폰을 받아 미국보다 더 싼 값에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