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으로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어진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화웨이도 뛰어들었다. 한국화웨이가 23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P9과 P9 플러스를 정식 공개한 것이다.
한국화웨이는 2014년 12월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알뜰폰)를 통해 X3 스마트폰을, LG유플러스를 통해 Y6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출고가 20만원을 넘지 않는 보급형 스마트폰이었다. KT를 통해 출시된 Be Y폰(P9 라이트) 역시 보조금을 합하면 0원에 구입 가능하다.
반면 P9은 한국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화웨이 브랜드로 처음 공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출고가도 60만원 전후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화웨이가 국내 출시했던 스마트폰 중 몸값이 가장 비싸다.
8개월 늦은 ‘프리미엄폰’, 승산 있나
P9은 2016년 4월 런던에서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국내 출시는 12월이다. 첫 공개 이후 무려 8개월이 지나 그 모습을 드러냈다. 2016년 10월 말 국내 전파인증을 거친 뒤에도 2개월이 더 늦어진 것이다.
이는 최신 제품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제조사는 다르지만 갤럭시노트7 환불·교환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대체 모델로 꼽혔던 갤럭시S7·S7 엣지에 대해 ‘구형 모델’이라며 기피했다. 갤럭시S7·S7 엣지 국내 정식 출시일은 2016년 3월 11일, 갤럭시노트7 국내 출시일은 8월 19일이다.
정확히 5개월 8일 정도 차이가 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 정도 차이로도 갤럭시S7 시리즈를 ‘구형 모델’로 받아들였다. 더구나 올 하반기 출시된 모델에 비해 메모리나 저장공간, 디스플레이 등에서 차별화가 어려워진 것도 문제다.
라이카와 손잡은 카메라, 효과 있다
화웨이는 지난 4월 P9 발표 당시 독일 유명 카메라 제조사인 라이카와 기술제휴를 통해 만든 듀얼 카메라를 내장했다고 밝혔다. 라이카와 협업을 통해 제조한 카메라에 눈길. 흑백 센서와 RGB 센서를 결합해 풍부한 계조와 화이트밸런스가 정확히 잡힌 사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4월 말 이 듀얼 카메라를 제조한 회사가 중국 회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화웨이와 라이카는 공동 성명을 통해 “P9과 P9 플러스는 화웨이와 라이카의 2월 파트너십 체결 이후 공동 설계했으며 화웨이와 라이카 사이에 광학 디자인, 이미지 품질, 이미지 처리 기술 등 중요한 기술적 협력이 있었다”고 밝히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P9과 P9 플러스에 투입된 라이카 기술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 이전에 P9을 평가한 GSM아레나 등 외신도 카메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카메라 전문 평가 사이트인 DxO마크 역시 “이전 제품인 P8보다 훨씬 향상된 이미지 품질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23일 제품 발표 자리에 등장한 오중석 사진작가 역시 “굳이 모든 수치를 수동으로 조절하는 프로 모드를 쓰지 않아도 모든 계조가 잘 살아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렌즈 배경흐림 효과 역시 실제 라이카 렌즈와 굉장히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낮은 인지도, 연예인 마케팅으로 따라잡겠다”
외국 스마트폰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고장이나 초기 불량 등 문제가 생길 때 적절한 조치를 받기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직접 소비자와 마주하는 일선 이동통신 유통점이나 판매점도 각종 처리가 용이한 삼성전자나 LG전자 스마트폰을 반긴다. 게다가 중장년층은 ‘화웨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생소하게 여긴다.
한국화웨이 조니 라우 한국 총괄은 “현재 전국에 65개 서비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제품 우송에 필요한 택배비도 무료로 제공한다. 12월에는 서비스 체험존을 추가로 오픈해 구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고”고 설명했다.
한국화웨이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래퍼 비와이에 이어 탤런트 하석진을 통한 마케팅에도 나서기로 했다. 하석진은 12월부터 각종 소셜 미디어에 노출되는 바이럴 영상을 통해 P9를 홍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