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07년 ‘아이폰OS’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한 아이폰용 운영체제는 아이패드가 첫 등장한 2010년 그 이름을 아이폰·아이패드를 위한 운영체제라는 의미로 iOS로 바꿨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오늘 열 번째 버전인 iOS 10이 등장했다.
iOS 10에서 두드러지는 키워드는 바로 ‘개방’이다. 애플은 시리와 지도 앱, 메시지 앱, 전화 앱 등 지금까지 개발자에게 열어주지 않았던 기본 앱과 서비스에 외부 개발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문호를 개방했다. 또 아이폰6s에 처음 등장한 3D 터치 인터페이스의 쓰임새도 늘렸다.
iOS 10 개발자 프리뷰는 오늘부터 제공되며 일반 이용자를 위한 베타 소프트웨어는 오는 7월부터, 정식버전은 새 아이폰이 나오는 3분기 이후 정식 출시된다. iOS 10 출시 이후 찾아 올 변화 10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쓰임새 늘어난 잠금화면과 3D 터치
지금까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잠금화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도착한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확인하고 앱 알림을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제는 3D 터치를 활용해 잠금 화면에서도 바로 답장을 보내고 알림 영역에 쌓인 알림도 한 번에 지울 수 있다.
아이폰6·6s를 쓰는 이들이 가진 불만 중 하나는 바로 터치 ID가 너무 빨리 작동한다는 것이었다. 시간을 확인하고 싶어서 홈 버튼을 눌렀는데 잠금이 풀려서 불편했다. 이제는 아이폰을 들어올리기만 하면 화면이 켜지고 지금까지 온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3D 터치의 쓰임새도 크게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단축 메뉴만 볼 수 있었지만 iOS 10에서는 굳이 앱을 띄우지 않아도 다양한 미리보기를 통해 메시지나 알림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미리보기 창에서는 동영상도 재생한다. 단 외부 앱도 3D 터치를 지원하도록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시리야, 카카오톡으로 김철수한테 문자 보내줘”
2011년 아이폰4S와 함께 등장한 음성비서 시리는 농담을 하고, 약속을 잡아주고, 문자를 읽어주는 등 다양한 일을 처리해준다. 하지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때는 항상 기본 앱만 써야 했다.
iOS 10은 시리를 개발자들에게 ‘시리킷‘이라는 이름으로 개방했다. 개발자들이 규격에 맞춰서 개발하기만 하면 시리를 통해 외부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 사진, 인터넷전화 등 매우 다양한 앱을 지원한다. 이제는 “김철수에게 카카오톡으로 문자보내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보다 똑똑해진 퀵타입 키보드
iOS 8부터 도입된 퀵타입 키보드는 자동완성 기능을 갖췄다. iOS 9에서는 한글 자동완성 답변에 일부 적절하지 못한 단어가 포함되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iOS 10은 퀵타입 키보드에 시리의 인공지능을 더해 보다 지능적으로 작동하게 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김철수 전화번호는”이라고 입력하면 주소록에서 김철수의 집전화번호, 혹은 휴대전화번호를 찾아서 보여주고, 상대방이 “지금 어디인가요?”라고 물어보면 내 위치를 지도로 찍어서 보낼 수 있다. 키보드를 일일이 전환할 필요 없이 한 키보드로 여러 언어를 입력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내가 찍은 사진을 아이폰이 알아본다
사진 앱은 단순히 찍은 사진을 보관만 하지 않는다. 사진에 찍힌 사물이나 사람을 자동으로 알아보고 같이 여행갔던 사람들, 혹은 날짜나 장소에 따라 자동으로 정리해주기까지 한다. 알파카가 찍힌 사진, 혹은 가족과 찍은 사진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특이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동으로 모아 짧은 동영상을 만드는 기능도 유용해 보인다. 음악이나 장면 전환 효과도 원하는 분위기에 맞게 자동으로 바뀐다.
지도로 식당도 예약하고, 우버도 예약하고
지도 앱은 iOS 9에 들어서면서 주위 장소를 검색해 보여 주는 니어바이 기능을 추가했다. IOS 10은 이를 조금 더 확장했다.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캘린더나 현재 교통 상황까지 한꺼번에 보여준다.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지역에서는 근처 주유소나 휴게소도 찾아 보여준다.
지도 앱이 개발자에게 개방되면서 지도에서 찾은 음식점을 바로 예약하고 교통수단까지 예약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지도에서 식당을 찾은 다음 오픈테이블로 예약하고 우버를 불러 이동할 수 있다. 중국은 택시 앱인 디디콰이디가 지도 앱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식당 정보를 다이닝코드 앱으로 확인한 다음 카카오택시로 이동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보다 직관적으로 변한 음악 앱
iOS 9에서 애플뮤직 서비스를 품으면서 복잡해졌던 음악 앱은 다시 이용자 개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 앱을 실행하면 자주 듣는 음악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노래 가사를 찾아 보여주는 기능도 있지만 이 기능이 국내에서도 작동할 지는 미지수다.
기사 추천 기능을 강화한 뉴스 앱
2015년 iOS 9과 함께 소개된 뉴스 앱은 현재 2천 개 출판사와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고 매달 6천만 명이 이용한다. iOS 10에 내장된 뉴스 앱은 주요 뉴스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다듬었다.
내가 자동차 기사를 자주 읽었다면 F1 경기 기사도 보여주는 식으로 기사도 추천해 주고, 편집자가 직접 뽑은 추천 뉴스도 보여준다. CNN 등 뉴스 전문 채널에서는 속보가 들어오면 알림 기능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단 이 기능은 아직까지 국내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시리야, 잠 자게 불좀 꺼 줘”
애플 홈킷과 호환되는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앱인 홈이 아이폰 화면에 독립된 앱으로 태어났다. 이 앱을 실행하면 현재 가정에 있는 기기를 모두 제어할 수 있고 터치를 이용해 조명이나 온도를 쉽게 제어할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커튼을 내리고 전등을 모두 끄는 것도 가능하다.
굳이 앱을 따로 띄울 필요 없이 화면 아래에 항상 숨어 있는 제어 센터를 쓰거나 시리에 음성 명령을 내려도 된다. 만약 애플TV를 설치해 놓았다면 애플TV를 집안 액세서리 컨트롤 센터로 쓸 수 있다. 외부에서도 에어컨이나 히터, 조명을 제어하고 집안을 감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스팸전화는 없다
아이폰을 쓰면서 제일 불편한 점은 바로 스팸전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각종 앱을 통해 전화 수신 화면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바로 끊을 수 있지만 아이폰은 일단 전화를 받아 봐야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KT가 아이폰 이용자를 위해 스팸 확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 또한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부동산 전화, 대출 전화,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을 아이폰에서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개발자에게 ‘콜킷‘이라는 이름으로 전화 앱을 개방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번호를 외부 앱에 전달해서 바로 차단하거나 관련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바이버를 이용해 전화를 걸 수 있게 된 것도 눈에 띈다.
만약 지금 다니는 직장에 시스코에서 만든 다기능 인터넷전화기가 놓여 있다면 안 좋은 소식이 있다. 애플이 시스코와 손잡고 전화 앱에 이 전화번호를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외부에 나와 있어도 꼼짝 없이 직장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야 할 판이다.
보다 화려하고 재미있게, 메시지 앱
iOS 10의 메시지 앱은 이용자에게 재미를 주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림문자(에모지)는 보다 세 배 키웠고 입력한 문장에 있는 단어를 그림문자로 변환할 수 있다. 말풍선 모양을 바꿔서 다채롭게 움직이는 기능도 추가됐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다른 모바일 메신저처럼 URL이나 동영상, 사진을 공유하면 대략적인 내용을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메시지 앱 자체 앱스토어를 만들어서 굳이 메시지 앱을 벗어나지 않아도 원하는 앱을 실행하고 스티커도 보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