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A버튼을 짧게 두 번 눌러서 점프하세요”
“어, 어… 어… 죽었네”
“시간이 다 되었으므로 마치겠습니다”
29일 오후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 W카페, 엔비디아코리아가 만든 VR(가상현실) 게임 체험 행사장에서 오고 간 대화다. 이 행사장에는 고성능 컴퓨터와 오큘러스 리프트가 설치된 부스 3개, 그리고 HTC 바이브를 즐길 수 있는 밀폐된 체험 공간 한 곳이 마련되어 있다.
엔비디아코리아는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W카페에서 진행하는 체험 행사에 앞서 일부 시설을 기자들에게 먼저 공개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밀폐형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HTC 바이브이며 30분이 채 되지 않아 예약이 꽉 찼다.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른 경험 “몰입도 200%”
오큘러스 리프트 부스에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980 Ti를 꽂은 게임용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로 눈 앞에 나타나는 화면을 보고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원용 게임패드를 이용해 화면에 나타난 캐릭터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게임에 능숙하지 않거나 영어를 잘 몰라도 옆의 안내자의 설명에 따라하면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안내자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 ‘어지러움을 느끼면 말해 달라’고 했지만 어지러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안경 착용자는 안경 종류에 따라 오큘러스 리프트 착용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착용이 끝난 다음부터는 안내자가 실행해 주는 게임을 패드로 즐기게 된다.
맨 처음 체험한 게임은 여우 모양 캐릭터를 조작하는 게임인 럭키즈 테일(Lucky’s Tale)이다. 장애물을 뛰어넘고 거미를 꼬리로 물리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306도를 둘러보며 즐기는 게임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적절한 게임이다. 아기자기하고 몰입도도 뛰어나다.
플레이를 지켜보던 안내자의 권유에 따라 엣지 오브 노웨어(Edge of Nowhere)도 체험해 보기로 했다. 이 게임은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으로 나오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며 남극 대륙에서 실종된 탐험대를 찾아 나선 빅터 하워드의 모험을 그렸다.
빙벽을 옮겨타고 실제로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재미는 기존 평면에서 이뤄지던 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움을 안겨줬다. 빙벽에서 몇 번이고 미끄러 떨어지다 간신히 올라선 순간 체험 시간이 모두 끝났다. 20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300명 정원인 행사에 다섯 배 넘는 참가자 몰려
2015년이 스마트폰용 VR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PC 기반 VR의 원년이라 할 만 하다.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협업해 우위를 차지한 오큘러스가 오큘러스 리프트 개발자 버전을 내놨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개발자 버전을, HTC는 동작 기반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바이브를 선보였다.
PC로 즐기는 VR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엔비디아코리아 김선욱 이사는 “이틀간 총 300명을 대상으로 VR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행사에 다섯 배가 넘는 사람들이 몰려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PC로 VR을 즐기려면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함께 이에 걸맞는 성능을 갖춘 컴퓨터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이미 가상현실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PC나 그래픽카드를 소개하는 ‘VR 레디’ 인증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이를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김선욱 이사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위메프와 함께 지포스 GTX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획전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에이수스, 이엠텍, 기가바이트 등 VR 환경에 필요한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완제품 PC, 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다. 행사장에도 제품을 전시해 놓았고 QR코드를 통해 바로 스마트폰에서 접속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