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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식 씽크패드 X1 태블릿이면 다 됩니다"

프로가 선택한 노트북 (2) 에이팀벤처스 고산 대표

에이팀벤처스 고산 대표. 노트북만 고집하던 그가 윈도우10 투인원으로 ‘갈아탔다’.

(씨넷코리아=김상연 기자) 세상에는 많은 노트북이 있다. 얇고 가벼운 노트북, 튼튼한 노트북, 카페에서 펼쳐놓기만 해도 그럴싸한 노트북⋯ 저마다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은 다르다. 하지만 1분 1초가 아쉬운 프로중의 프로가 고르는 노트북에는 분명 남다른 이유가 있을 법하다. 씨넷코리아가 직접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순서, 에이팀벤처스 고산 대표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우주 공간에 나갈 기회를 얻었지만 그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야 했던 고산을 기억하는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2011년부터 창업지원 전문 비영리단체인 타이드 인스티튜드 대표를 거쳐 2013년부터는 3D 프린터를 개발하는 에이팀벤처스 대표를 맡고 있다.

‘씽크패드 마니아’를 자처하는 그는 줄곧 씽크패드만 고집해 왔다. 하지만 최근 윈도우10 프로를 탑재한 투인원 제품인 씽크패드 X1 태블릿으로 갈아탔다. 3D 프린터 연구 개발에도 씽크패드 X1 태블릿을 활용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우주인 훈련때 만난 씽크패드에 빠져들다

“예전에 미국과 러시아 과학자들이 우주공간에서 쓸 필기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는 유머를 본 적이 있는데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우주방사선과 자외선, 무중력처럼 우리가 생활하는 지구하고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에요. 하지만 계산기와 필기 도구에만 의존할 수 없으니 이런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컴퓨터를 찾아야 하죠”

이런 환경에 버틸 수 있는 노트북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씽크패드 노트북을 쓰게 됐다는 것이 고산 대표의 설명이다. 우주인 훈련 시절을 잠시 회상하던 고산 대표는 말을 이었다.

“당연히 훈련 과정에서도 씽크패드를 쓰게 됐는데요, 직접 만져보니 가혹한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안정성과 내구성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첫 우주인은 아쉽게 양보해야 했지만, 대신에 믿을 수 있는 노트북인 씽크패드를 만나 마니아가 됐습니다.”

고산 대표는 최근 윈도우10 투인원인 씽크패드 X1 태블릿으로 갈아탔다. 하지만 제품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태블릿이 미더워 보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고산 대표가 선택한 제품은 윈도우10 투인원인 씽크패드 X1 태블릿이다.

고민을 날린 결정타, 바로 키보드

“솔직히 말하지만 아무리 제가 씽크패드 매니아라고 해도 태블릿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디자인도 그렇고, 여러가지 따져 볼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씽크패드 노트북의 전통인 심플한 블랙 색상에 견고한 디자인을 보니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 정도로 깔끔하고 잘 빠진 태블릿이 사실 흔하지 않잖아요?”

노트북을 까다롭게 고르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따져 보는 것이 있다. 바로 키보드다. 오래 두드려도 손목에 피로가 적게 쌓이고 키보드 기본 자리가 번들거릴 정도로 혹사당해도 처음 그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는 노트북을 찾기 쉽지 않다. 고산 대표도 기존 윈도우10 투인원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키보드를 꼽았다.

“아무래도 외근 중에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키보드를 쓸 일이 많죠.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투인원이나 태블릿에서 하나같이 아쉬웠던게 키보드였죠. 씽크패드 X1 태블릿 키보드 커버는 제가 예전에 쓰던 씽크패드 노트북하고 똑같아서 큰 고민 없이 바로 결정했어요. 키보드를 끼워도 무게가 1.1kg밖에 안되어서 가벼운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씽크패드 X1 태블릿용 키보드 커버. 기존 씽크패드의 트랙패드와 트랙포인트, 6열 키보드를 모두 갖췄다.

IT 전반에 부는 모듈식 액세서리 바람

마치 테트리스를 하듯 마음대로 끼우고 빼는 IT기기가 대세다. 2014년 구글이 조립식 스마트폰인 프로젝트 아라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레노버가 벽돌을 쌓듯 조립해 쓰는 액세서리 모듈인 씽크패드 스택을 공개했다. 얼마 전에는 LG전자가 하단을 분리해 기능을 추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인 G5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모듈식 디자인을 쓴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에 대해 고산 대표는 ‘미래지향적인 기기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씽크패드 X1 태블릿도 인텔 3D 카메라인 리얼센스 모듈이나 빔프로젝터 모듈, 배터리를 내장한 생산성 모듈 등 원하는 모듈을 장착해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

“외부 미팅이나 프레젠테이션이 있으면 항상 HDMI 케이블이나 RGB 케이블을 챙기는 게 고역이었어요. 그런데 빔프로젝터 모듈을 끼우니까 사무실 불만 끄고 벽에 바로 자료를 쏘아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편했습니다. 영화관처럼 큰 화면은 비출 수 없지만 60인치 정도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비추는 데는 충분해요.”

빔프로젝터 모듈을 장착하면 최대 2미터 거리에서 60인치까지 화면을 비출 수 있다.

리얼센스 카메라로 3D 모델링이 편해졌다

외근이 잦은 고산 대표가 빔프로젝터 모듈과 함께 챙기는 것은 배터리가 내장된 생산성 모듈이다. 고산 대표는 ‘일단 배터리 이용시간이 크게 늘어나서 좋고 USB 메모리나 3D 프린터도 바로 연결할 수 있어 편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추가로 연결할 수 있는 원링크 플러스 독을 연결해서 데스크톱 PC를 대체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모듈은 바로 깊이까지 인식하는 인텔 3D 카메라, 리얼센스가 달린 모듈이다. “3D 프린터 값이 해가 갈수록 내리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3D 프린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뭘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거라고 봐요. 사실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샘플로 뽑아볼 3D 데이터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거든요. 카메라로 이리저리 돌려가며 찍기만 하면 꽤 괜찮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3D 모델링에는 안정적인 운영체제와 빠른 저장장치가 필수다. “씽크패드 X1 태블릿에는 윈도우10 프로가 깔려 있어서 무거운 프로그램을 오래 써도 다운되는 일도 없고, 민감한 이메일이나 자료를 자동으로 암호화 해주는 비트로커도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최신 NVMe SSD를 달아서 프로그램 실행 속도도 빠르고요.”

윈도우10 프로는 씽크패드 X1 태블릿에 내장된 TPM 칩을 이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비트로커 기능을 갖췄다. 메모리 관리 기능과 안정성도 크게 끌어 올렸다.

“이거 하나면 다 됩니다”

요즘 나오는 업무용 태블릿은 대부분 전자펜 액세서리를 갖춘 경우가 많다. 사진을 첨부하고 열 마디 문장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사진 위 손글씨 메모가 훨씬 효율적이고 다른 사람이 알아 보기도 쉽다. 고산 대표 역시 3D 모델링 시안을 받아본 다음 피드백을 줄 때 액티브 펜이 편리했다고 말했다.

“윈도우10에 들어오면서 필기인식 기능이 정말 더 쓰기 편해진 것 같아요. 키보드를 바로 펼쳐서 쓸 수 없을 때도 많거든요. 요즘은 이럴 때에 레노버가 만든 라이트잇 앱을 써보고 있는데요, 쓰면 쓸수록 제 글씨를 더 정확하게 알아보더라고요. 휘갈겨 쓰다시피해도 알아서 글자를 풀어서 만들어주니까 편합니다”

고산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씽크패드 X1 태블릿을 데스크톱 PC 대신 쓸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 “지금까지 나온 태블릿이었다면 ‘No’라고 했겠죠. 하지만 씽크패드 X1 태블릿은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가 제일 까다롭게 따지는 키보드, 성능, 확장성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굳이 책상에 데스크톱 PC를 놔두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이 제품 하나면 다 됩니다.”

고산 대표는 3D 모델링 시안을 받아본 다음 피드백을 줄 때 액티브 펜이 편리했다고 말한다.